작업의 시간은 깊은 고독과 고립된 망령 속에서 함몰되어 가는 힘든 순간과 만나기도 한다. 그 과정 속에서 수많은 부정과 화해 그리고 설득하고 설득당하기를 반복한다. 길들여지지 않은 그 어떤 새로운 경이로운 순수의 순간들과 조우하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새롭게 날 선 어떤 찰나의 순간에서 두려움 끝에 다가오는 실낱같은 진동이 손끝에 전해져 오며 전율이 일어날 때 그림과 마주한다. 시공의 존재를 벗어나 음률의 흐름 속에서 가슴이 맞닿아 춤을 춘다. 화면 위를 넘실거리며 시공의 존재, 그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오로시 그림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