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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시

들 꽃 에 게

전길중

들 꽃 에 게

전 길 중

한 칸씩 볕을 따라 키를 재며 하늘을 보는 눈빛이 살아있다 매양 담담히 스치는 존재이지만 때로는 꽃 한 송이가 사람을 견디게 한다 아름다움일 때 사람이거나 꽃이거나 존재의 의미를 가진다

오늘도 길을 나선다 푸른 바람 살랑거리고 가슴 속 햇빛이 뜨거운 날 풀숲에 숨은 들꽃이 환하게 웃고있다 예쁘다 꺾지도 옮기지도 못하는 바람이 쓰다듬으며 자꾸 건드려보지만 고개만 살래살래 젓고 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히 떠나 갈 수 없어 머뭇거리며 자꾸 뒤돌아보지만 앙칼지게 쏘아보는 꽃의 눈빛에 질려버린 낯빛이 하얗다 어쩌다 이리 길들여져 있는지…

슬프게 하지마 앙증맞은 꽃망울 하나 서릿발 풀린 흙덩이 마냥 부서지고 싶다


약 력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 전북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집 '안경너머 그대눈빛, 바람은 가고싶어 하는 곳으로 분다. 힘의 균형을 위하여, 섬에서 달의 부활까지.' 등 다수 군산여자고등학교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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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1

원 게재: 권두시 / 회화지 11호(2003) 2쪽 · 원본 PDF 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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