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는 역사 — 서정만(에이옥션 대표) 〈계속〉
운영하는 화랑들이 있었지만, 요즘 전주 지역에서 화랑의 문화라고 하는 것은 일부 정부의 문화관련 지원금을 받아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1980~90년대에는 작가분들이나 화랑이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 분들이 작가로서 수입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미술품 거래가 많았다는 것이고, 그 중심에는 상업화랑이 거래의 중심에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미술품을 경제적인 여유나 정치적인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접하고 소유하면서 특권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시간이 흐르고 미술품 경매회사들이 문을 열면서 순수하게 작품을 좋아하는 매니아층들과 직접 거래를 하게 됐죠. 그런 변화에 발 맞추어 저희 에이옥션이 2007년도에 서울옥션, 케이옥션 다음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세 번째로 설립 되었습니다.
Q 요즘 언택트시대로 접어들면서 화랑에서의 변화는 어떤가요?
A 요즘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 않습니까,
가장 큰 영향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온라인 세상이 열리면서 오프라인의 전시 위주였던 미술 시장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작품은 실물로 감상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온라인을 통한 작품 감상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작품의 판매 또한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과거 음성적으로 거래되던 시대를 넘어, 미술품 또한 일반 재화들과 마찬가지로 가격을 비교하고 분석하여 본인 나름의 결과물을 가지고 적절한 가격에 구입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리아 아트마켓'이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정부 지원으로 현대 미술시장(화랑, 옥션, 아트페어 등)에서 거래된 작품들을 종합하고 분석하여 그 결과물을 온라인 상으로 공개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무슨 역할을 하냐면 미술시장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작품을 컬렉션 할 때 일종의 참고 지료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아트프라이스'라는 책을 통해 1년에 한번 거래내역을 통합한 책이 나옵니다. 그 책에는 작가별, 시기별로 해당 작가의 작품이 얼마에 거래되었었는지 모든 자료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부동산으로 치면 일종의 공시지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죠
Q 지역 미술 시장 활성화 방안이나 모색점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현재 전주 지역의 많은 화랑들은 대관을 통해 전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전라북도나 전주시에서도 일부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업화랑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전라북도의 미술시장이 존재하기란 쉽지 않다고 봅니다.
상업화랑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지역 미술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예술(미술)의 거리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가까운 광주 예술의 거리, 대구 봉산문화의 거리 등이 아주 좋은 예가 될 것으로 보고요, 한옥마을 근처로 조성이 되어 접근성이 좋아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미 한옥마을은 관광지로 주목받으면서 부동산값이 많이 상승했습니다. 현실적으로 화랑이 한옥마을로 입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단순히 미술인들이나 화랑 관계자들의 힘으로는 역부족일 것이고, 시나 도에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전통문화의 전당 주변으로 예술의 거리 조성에 앞장서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 거리에 가면 화가도 있고, 화랑이나 미술관이 즐비해 언제든 가면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는, 이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면 미술 시장은 자연스레 활성화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에이옥션이 미술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앞으로의 의지나 목적을 말씀해 주세요.
A 먼저 역할에 대해 말하기 전에 옥션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대부분의 문화예술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었어요. 우리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에 집중 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온라인 경매 부분에서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온라인(모바일) 쪽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지역작가들의 발전과 육성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현실적으로 지방에서 활동하는 작가분들이 경매에 참여하기가 어렵습니다. 가급적 지역작가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도록 여러 방면으로 배려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지역 미술인들과 상생할 수 있도록 작품 렌탈 사업에도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렌탈하여 일반 시민이 작품을 한점 한점 소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홍보도 되고 미술작품에 대한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렌탈이기 때문에 금액적인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이고요.
또한 앞으로 전주시립미술관이 개관하게 되면, 저희 솔화랑에서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기증할 계획도 있습니다.
그리고 솔미술관도 올해 12월에 개관할 예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아버지부터 시작해 저, 그리고 제 아들까지 어느덧 3대째 운영을 하게 됐습니다. 전공자인 아들과 며느리가 같이 동참을 하여 전문성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역민들과 작가분들이 미술품에 대한 인식, 상업화랑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렌탈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고, 지역 작가들과 상업화랑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원 게재: 찾아보는 역사 / 회화지 27호(2020) 31–32쪽 · 원본 PDF 31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