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동행 6인 기획展
수묵동행 6인 기획展
박경민, 박서령, 손종민 엄재홍, 이지희, 정미현
일정: 2021. 7. 28 - 8. 10
장소: 아트비트갤러리
현재 수묵화에 대한 의미와 해석을 재해석하고 기획전에 참여한 작가들이 현시대를 살아오면서 느끼는 수묵에 대한 개념과 이해도를 알리는데 의미를 두고 기획한 전시다. 이번 기획전에 참여하는 6인의 작가 모두 수묵이란 개념 안에서 재료나 의미를 제한하지 않고 각자의 철학과 개성을 이야기하여 작업한 결과물이 전시된다. 올해 <수묵동행 기획전> 참여작가 중 정미현작가와 이지희작가는 전북회화회 회원으로서 수묵에 대한 의의를 진정성을 담고 각자의 작품에 풀어냈다.
'수묵동행 6인 기획전은 전시 기간 중 대담형식의 Artist Talk도 함께 진행되었다. 참여작가 6인과 현재 활발히 활동하시는 평론가들이 현재 수묵화에 대한 고찰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성에 대한 모색을 작품으로 함께 토론하였다. Artist Talk 대담토론을 진행하면서 앞으로의 수묵화에 대한 발전이 더욱 기대되는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다.



黙 · 思惟 정미현
새소리, 풀벌레 소리가 새벽의 깨어남을 알린다.
밤에 들리던 바깥의 소리는 어둠의 무거움 탓인지 만물의 쉼에 대한 배려 때문인지 고요하고 조심스러우며 깊었다.
밝아오는 여명의 빛은 어둠의 공기를 가르며 슬그머니 떠오르는 산 그림자와 툭 던져진 듯 무심히 서 있던 나무들을 나에게로 오게 한다. 눈앞의 모든 사물이 처음 만난 듯이 새롭다. 새벽의 깨어남을 오랜만에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더 많이 행복하다.
오랫동안 천이라는 질박한 바탕에 수묵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묵으로만 그림을 그려내는 작업은 절제된 긴 호흡과도 같다. 오늘도 거친 숨을 몰아쉬고 탐욕과 번뇌로 이글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눈을 감는다.
고요한 공간에 붓을 들고 들숨과 날숨을 헤아리며 날 선 붓질이 일어나고 다시 고요해지니 마음이 환하다.
이번 작업은 오랜 시간의 질곡을 견디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존재의 의미를 발현하는 고목을 모티브로 하였다. 黙 · 思惟(묵· 사유) 라는 주제로 黙想(묵상)의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또 다른 시선으로 고목을 바라본다. 긴 세월의 파노라마를 삼키고서 내면의 외침으로 새겨진 굵고 거친 숨결과 세월을 묵묵히 이겨내며 묵언 수행하는 수도승 그림자를 느껴본다. 눈을 감고 너무 많이 보았음에 탐욕의 마음을 거두고 곧은 호흡으로 붓질을 하며 고목의 지혜를 마음에 새긴다.
기억의 조각보 이지희
나의 작품의 조각들은 시공간을 떠나서 어느 순간의 모습이 어떠한 대상과의 충돌과 교감으로 인해 마치 환영처럼 떠오르는 기억이다. 이 기억은 과거와 현재의 관계를 허물어 버리는 시간이며 더 나아가 작품 속에서 해체된 시간은 조각들이 재구성되어 내면의 잠재된 기억들이 떠오르는 현상이다. 이렇게 조각들이 모여서 새로운 형태의 시각물로 재구성시키는 행위가 자아의 본성을 찾아가는 방식이 투사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작가에게 작품 속 시간은 초월적인 것이다. 실제로 시시각각 떠올려지는 기억들을 작가의 조각보를 맞춰 나가는 행위 속에서 서로 뒤엉킨 이미지를 정리해 나가는 방식이 된다. 조각 맞추기 이미지는 환영적이면서도 은유적 현상에 가까운 이미지가 된다.
원 게재: 2021 전시 리뷰 / 회화지 28호(2021) 29쪽 · 원본 PDF 31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