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탐방 - 정미현 작가

작업실 탐방
Q 정미현 선생님의 작가소개와 작품 세계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졸업하고 작업한 지 30년이 지났네요. 직장에 다니다 보니 전업 작가로 개연성을 가지고 동력을 계속 돌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힘은 이철량 교수님 제자였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스승님께서 작업을 계속하시기 때문에 제자 입장으로 한 치의 의심없이 그림을 그리는 것을 당연시 느끼면서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롭게 그림에 대해서 도전하시는 것을 보면서 많이 각성하게 되고 큰 깨달음이 되었습니다. 교수님께 감사함을 항상 가지고 있고 이번에 전업 작가로 전향하게 되면서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제2의 작업인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께서 한 번씩 던져주시는 말씀이 흐린 날씨 속에서 해가 뜨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그것을 마음에 새기면서 작업을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Q 천 작업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A 대학 졸업하고부터 계속 천에 작업을 하였습니다. 천을 선택하게 된 동기는 그림을 거칠게 그리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천이 힘을 받아주어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천의 종류에 따라 물성과 성질이 달라 천이 물을 머금는 시간과 두께에 따라서 먹의 농도를 조절하고 그것을 이해하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종이보다 천에 작업을 한 개인의 역사가 있고, 아직 천에 이루고자 하는 것을 모두 이끌어 냈다고 생각되지 않아서 좀 더 천 작업을 하고자 합니다.
Q 작업의 소재는 어디서 찾으시나요?
A 30대 초반까지 사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의 작업은 사람을 소재로 하는 그림이 많았고 17년 전에 소양으로 이사 오면서 사람이 아닌 자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때 비로서 사람으로부터 벗어나 2005년부터 자연에 대한 작업을 하였습니다. 이사오지 않고 계속해서 살았다면 그림이 자기 반영인 것처럼 이러한 작업이 나오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한때는 그림에 창살이 많았던 적이 있었는데 아파트와 학교, 주변에서 영향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Q 이사를 오시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A 아이를 키우고 새벽에 작업을 많이 하였기 때문에 작업과 생활 공간이 같을 수 밖에 없었고 그림 그릴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집을 지어서 이사 왔습니다. 세상이 모두 잠들었다고 생각하는데 혼자 깨어져 있을 때가 공간에서 제일 행복합니다. 체력이 될 때 새벽 1시, 2시를 기다리다 밤새 작업을 할 때가 가끔 있는데 습관이 된 것 같습니다. 작업실과 집이 분리되지 않은 것이 작업을 하는 데 흐름을 깰 때도 있지만 작업이 생활화되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Q 작업을 지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작업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힘들 때도 있었지만 나라는 존재가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살아가고, 다르게 말 할 수 있는 점은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과 똑같다고 생각해 그림을 그려야 된다는 강박감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가장 기쁘다고 생각했을 때가 처음 그림을 그렸던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으로 미술학원이라는 곳에서 아그리파 조각상을 그리고 또 그렸던 기억인데 그림 한 장을 다 그린 밤 11시에 처음으로 무아지경을 경험한 것 같습니다. 그 후에 그림을 그리다 새벽 시간이 된 적이 있었는 데 시간을 잊어버리는 그 순간이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7-8년 전에 교직생활 중 암투병을 하면서 한동안 작업에 몰두하지 못했습니다. 미약하지만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이번에 퇴직하고 열렸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작업실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온전히 숨을 불어넣은 적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올해에는 공간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사라지고 공간이 너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은 개인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작업이라는 실체가 큰 보람을 느끼게 해주고 존재의 가치에 대해서 자존감을 가지게 해주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올해 작업을 하면서 각성 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림이 나를 가르친다는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예술하는 사람들은 정신적 가치가 높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가로 살아간다는것은 큰 축복인 것 같습니다.
Q 요즘 하시는 먹 작업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A 먹 속에 모든 색이 다 들어있는 것 같고 그 어떤 색도 끼우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듭니다. 먹이 나를 가르치고 닦아내는 수양의 대상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먹을 통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이철량 교수님 : 작가가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고행, 힘들기 때문에 외부의 충격과 강요가 고통을 주는 데 그것을 극복하는 것이 작가가 되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절대적인 가치의 세계로 자기 혼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힘든 고통의 길 이라고 생각한다. 부처의 말대로 어떤 인생이든 삶은 고행이다. 자기가 경험한 것 주변에서 오는 것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작품의 세계는 또 다른 것 이라고 생각한다. 언어의 한계 때문에 온전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다른 세계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것을 보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철학 또한 마찬가지이다. 작품의 세계는 어렵기 때문에 꾸준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평생 하지 않으면 그 세계에 들어갈 수 없다.
박두리(전북회화회 회원)


원 게재: 특별기고 / 회화지 28호(2021) 48–49쪽 · 원본 PDF 50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