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페어 – 전시를 하면서…


● <u>전시가 시작되고 3일이 지났습니다.</u> 오가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그냥 지나치는 사람 또한 많았습니다. 즉, 예전의 개인전과 아트페어의 부스전의 실속적인 차이는 없다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작가에게 남는 상처는 더 컸습니다. 마치, 의류매장을 지키는 아저씨로 인식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 개인전을 하면 다른 작가의 관람자가 내 공간을 찾고, 내전시를 찾는 사람에게 여러 전시를 제공하여 관람이 활성화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아트페어 프로페셔널전시의 홍보로 많은 사람들이 전시장을 찾아 미술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이라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은 적중하지 못했습니다. 전라북도의 프로페셔널한 60여명의 작가들이 나름대로 자존심을 버리면서 작품가격도 낮추고, 점원아저씨도 되어보고, 이전보다 주위에 홍보도 더 해보았지만 과연 전시를 마치는 날 가벼운 봇짐에 잔칫상을 정리하는 작가는 몇 분이나 될까요?
결과적으로 아트페어를 통해 작품판매가 재창조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액자 집과 뒤풀이 술집에 실속만 제공해주고 다시 한 번 주변사람들에게 신세짐 만 늘어나는 것은 아닌지요. 무엇인가 생각을 달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u>외국과 서울의 아트페어에서는</u>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제공으로 불특정 다수에 의해 많은 작품이 판매되었습니다. 그러나 전주의 미술시장은 분명 다릅니다. 이를 준비하지 못한 아트페어 운영이 밉기도 하고, 전주에서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구매층의 분석과 이들을 전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매체와 홍보-기업의 협찬이나 라디오와 텔레비젼의 광고-가 없다는 것은 작가들에게 한 맺힘으로 남을 만큼 아쉽습니다. 이젠 머리를 차갑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가격이 작품의 아래 붙어있어 관람자에게 작품과 가격을 비교해보는 유희의 제공이 큼으로써 작품 감상에 방해가 되고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위에 작품번호 만 아래에 적고 가격표는 따로 제시하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리고 보지 않으려 해도 가격표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나 가격에 관심이 있는 경우 작품가격표를 볼 수 있게 하는 가림 형 가격공개 방식을 택했습니다. 작품가격표에 표지를 해 놓는 방식이지요. 또한 가격체계를 바꿔 보았습니다. 최저가를 제시하고 경매를 하는 방식입니다. 입찰은 작가에게 직접 하거나 휴대폰 문자를 통해 구매의사를 전달하고 최종 판매는 작가가 결정하여 통보하는 것이지요. 그리곤 넌지시 고민해 보아야합니다. 내 그림이 문제인지 가격이 문제인지. 분명한 것은 자기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상술이 아닌 재창조의 밑거름으로 판매가 이루어지길 작가들은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시가 시작된 넷째 날 새벽. 문득 이런 생각을 펼쳐 보이며 이른 아침을 맞습니다.
어제 전시장을 이곳저곳 둘러본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 단아가 "아빠그림은 왜 이렇게 싸~, 더 비싸게 써~....." 이 소리가 귓가에 맴돕니다.
원 게재: 전북회화-작가전시안내 / 회화지 14호(2006) 24–25쪽 · 원본 PDF 24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