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시

지면 일러스트(연꽃과 물고기)
연꽃 피네
연 꽃 피 네
이 재 숙
작년 연꽃 아직도 켄버스에 다 피우지 못했는데 덕진연못이 환하다 하네 꽃잎 한 번 벙그는 게 한평생이라고 주름이 고운 입술소리로 말하네 음악을 듣거나 하늘을 보거나 깊은 그림자에 불과했다 하네
그려 보았네 연꽃은 그릴 수 있으나 꽃을 피우는 희망은 못 그리겠네 연잎 색은 칠할 수 있는데 꽃을 위한 두텁고 스밈없는 배려는 못 그리겠네 대궁 올리는 물빛은 그리겠는데 하늘이 건반 두드리는 소리는 못 그리겠네
하루가 이토록 지루한데 일 년은 순식간이라네 켄버스에 붓질이 두려워지는 늦은 오후 뜨거워지는 태양을 한 바퀴 돌고 돌아 다시 한생을 피워 올리는 한 줄기 바람 앞에 나 무릎을 꿇네.
필자 약력
이 재 숙
- 現) 전주문인협회 시분과위원장, 열린시문학회 대표
- 1999년 전주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자유문학 신인상
- 국제해운문학상 대상수상, 열린시문학상수상
- 저서 : 시집 〈젖은 것들은 향기가 있다〉
수록 도판

- 지면 하단에 연꽃과 물고기를 그린 채색 일러스트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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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게재: 권두시 / 회화지 20호(2013) 2쪽 · 원본 PDF 2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