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 신리에 자리한 '캐빈 엉클소' 작업장을 찾아...
상관 신리에 자리한 '캐빈 엉클소' 작업장을 찾아...
글 정미현 (전북회화회 회원)
상관소재지에서 상관저수지방향으로 넘어가는 길 초입에 들어서면 '캐빈 엉클소'라는 작은 표지판이 보인다. 오른편의 좁다란 시골 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상당히 넓은 부지에 소찬섭 조각가의 작업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작업장은 몇 개의 작업공간과 전시실, 체험실습실등 두루 갖추어져 있었다. 내가 상관중학교에 근무하고 있어서인지 조그만 상관 신리마을에 자연의 풍경을 병풍삼아 작가의 작업공간을 볼 수 있다는 것 한 가지만으로도 즐거운 미소가 저절로 흘러나오는 기분이었다. 첫 번째 작업공간에는 1급 목수들이나 가지고 있을 법한 각종 목공 기계가 즐비했다. 작업실 여기저기에 쌓여있고 널려있는 나무들과 작업도구들에서 작가의 혼과 땀이 그 것들과 뒤섞여 노래하며 춤추는 듯 한 광경이었다. 목공방의 공구와 기계들을 둘러보니 웬만한 건축 인테리어 전문가들의 작업장과 별반 다르지 않은 규모를 지니고 있어서 다시한번 놀라웠다. 작업장 옆 건물에는 비닐하우스건물을 활용하여 개인 전시공간을 꾸며 놓았는데 이 모두 직접 만들어낸 공간인 듯하였다. 갤러리 공간으로 손색이 없는 멋진 전시장이었다. 그 안쪽으로는 체험학습 공간이 준비되어있었고 조각과 목공, 도예 등 다양한 창작체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도구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작업실 안쪽으로는 아담한 쉼터가 소박하면서도 따듯한 햇볕이 드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공간속의 소품들을 보며 사람들과 함께 숨 쉬고 나누는 자리로 쓰여 지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전시공간과 작업실 밖에 즐비하게 놓여 져 있는 석조와 목조작품들을 보면서 그 많은 돌들과 나무들의 원형들이 떠올려졌다. 돌과 나무들을 자르고 갈고 정과 끌로 쪼개고 다듬어내는 일을 얼마나 수없이 반복하였을까? 작품 속에 배어있는 작가의 노고와 창작의 번뇌가 고스란이 전해져왔다. 오랜시간을 지내오면서 변함없이 작업에 몰입하고 정진하는 순간들이야 말로 또 다른 명상과 수련의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부드러움과 수줍은 듯한 미소로 맞이하던 소작가의 모습을 떠올리며 작가로서의 삶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지켜나가고 있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지난 11월에 교동 아트스튜디오에서 '낡은 잡기장의 독백'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아홉 번째 소찬섭 개인전을 가지게 되어 방문하였었다. 자연의 메시지와 삶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들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그의 작품도록에 담겨있던 작업일기 한 부분을 담아 소찬섭작가의 작업세계에 대한 삶의 모습을 전하고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 그렇구나! 그러자! 바람쐬러가자!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뜬구름 같은 것들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존재에 대한 물음을 한다. 녀석들은 이 땅에서 작가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지 잘 모르는 모양이다. 가난이 재산인 내게로 와 나를 빌어 독백의 서를 쓰려 한다. 가을도 이제 하루하루가 낙엽지듯 땅우에 덜어져 뒹글고 있는데 내 안에 집을 짓고 사는 미숙한 잡기장의 넋두리가 나 같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온기가 되고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 넋의 출가를 도와야겠다. 백석의 시가 그러하듯이... "






원 게재: 작업장을 찾아 / 회화지 23호(2016) 24–27쪽 · 원본 PDF 24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