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땡볕에 거드름을 피우며 자태를 뽐내더니, 맑고 투명한 가을 하늘에서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시들어 갔다, 해바라기가…… 파란 하늘에 우뚝 서 있는 노오란 꽃을 보고 싶었는데, 무엇이 그리도 바쁘다고 서둘러 피었다 시들었는지, 어느 날 우연히 바라보니 언제 피었는지 새파란 하늘에 노오랗고 커다란 꽃이 땅을 지그시 내려다보고 있다. 아! 이 녀석들이 내 마음을 짐작했구나. 다 시들어 없어진 줄 알았던 해바라기가 다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준 것이다. 그들의 끈질긴 생명력에 성급했던 내 마음이 부끄러웠다. 다시는 보지 못할 줄 알았던 그 꽃들을 다시 보며 나도 용기를 갖는다. 흐트러지려는 내 마음을 다 잡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