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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칭따오 여행기)

딸과 함께한 여행 — 칭따오 여행기

이진숙

[p62 표제 옆 세로글] 갑자기 계획에도 없는 칭따오 여행을 가게 되었다. 딸과의 외국여행, 오래오래 기억될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처음으로 손자, 손녀와 함께한 외국어행, 20여년 만에 한

글 이진숙 (전북회화회 회원)

"엄마! 칭따오 여행 어때요?" "그래! 좋지."

이렇게 갑자기 계획에도 없는 칭따오 여행을 가게 되었다.

항상 마음속으로 친정어머니 살아 계실 때 둘이서 조금 먼 곳으로 여행 한번 다녀오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서운하며 속상 했었는데……

딸과 둘이서 여행 한번 했으면 하고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딸과의 여행을 준비했다. 그런데 곁에 붙어 따라가게 된 사람들이 생겼다. 다름 아닌 손자와 손녀 그리고 내 남편 이렇게 판이 커져버린 것이다.

원래의 계획은 아니었지만 처음으로 손자, 손녀를 대동하고 여행을 한다니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기분이 좋았다.

마트에 가서 아이들 먹을 간식거리를 이것저것 챙겼다. 그 녀석들의 좋아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곁에서 카트를 끌고 따라다니던 남편은 눈치도 없이 술 안주꺼리를 자꾸 카트 속에 집어넣는다. 내가 눈을 흘깃거리는 것도 모르고, 2박3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여행 가방을 꼼꼼히 챙겨서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드디어 출발하는 날 이른 시간 새벽잠에 취해있는 아이들을 자동차에 구겨놓듯이 싣고 공항으로 갔다. 공항은 언제나 시끌벅적하고 사람을 들뜨게 한다. 아이들도 어느새 잠에서 깨어 신나게 뛰어다닌다.

비행기로 불과 1시간15분만에 다른 나라 땅에 온 것이다.

청도도 여느 아시아 국가와 마찬가지로 참 기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청나라의 군사기지로 작고 한산했던 마을이 독일의 침입을 받아 99년이나 되는 긴 세월을 식민 지배를 받으며 살았단다. 그러다가 다시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에게 유린당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삼면이 바다이기에 무역도시로 발달했고 중국에서도 공기가 좋은 곳에 속하는 아주 살기 좋은 도시가 되었단다.

독일이 점령한 뒤로 그들의 욕구 충족을 위해 그곳에 있는 노산이란 곳의 맛있고 깨끗한 물을 이용해 만들어 먹기 시작한 맥주가 오늘날의 '칭따오맥주' 라는 세계적인 맥주 생산지가 되었다. 식민의 아픔이 있었지만 그래도 세계적인 맥주 생산지가 되어 그나마 보상을 받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맥주를 만드는 맛있고 깨끗한 물이 있다는 노산북구수 관광을 했다.

'태산이 아무리 높다 하여도 동해의 노산만 못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에서는 명산으로 꼽힌단다. 노산에서도 가장 유명한 북구수 풍경은 가는 곳곳마다 기암괴석과 맑은 물이 있어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었다.

3시간여의 산행이었지만 다행히 같이 간 손자 가온이와 손녀 루미도 즐겁게 걸었다.

특히 셋째가 태어나면서 엄마를 동생에게 양보해야 했던 둘째 루미가 여행 내내 엄마를 온전하게 차지하게 되었다고 얼마나 좋아했던지……

점심에는 양고기와 쇠고기를 곁들인 샤브샤브를 먹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혼자서도 샤브샤브에 이것저것 넣어서 잘 먹는 모습이 정말 흐뭇 했었다.

오후에는 청도시 박물관을 관람했다. 나는 여행 중 박물관 관람코스가 있는 것이 참 좋았다. 시박물관인데도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역시 중국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 숙소에 들어와 아이들을 재우고 청도맥주박물관에서 사온 그 유명한 칭따오맥주를 딸과 우리내외가 맛있게 마시며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 '팔대관' 이란 곳을 구경했다. '만국 건축 박람회장' 이란 별칭으로 불린단다. 독일 점령시절에 각국의 부호들이 살았던 별장이 있는 곳으로 바로 앞에는 멋있는 해변이 있어 그 당시 사람들의 풍요로운 생활모습을 짐작 할 수가 있었다.

잠깐 짬을 내어 들른 먹자골목은 그야말로 별천지였다. 중국인들은 책상 다리를 빼곤 무엇이든 먹는다는 우스겟 소리가 정말인 듯 이곳 '지머루시장' 은 없는 것이 없었다.

특히 살아있는 전갈을 꼬치에 꿰어 튀겨먹는 요리는 참으로 끔찍했다.

마지막으로 들른 '소어산' 은 왜 청도가 중국 속의 유럽인지를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멋있는 곳이었다.

1983년 중국 최초로 산 정상에 공원을 지어 화제가 되었던 곳으로 해발 60m에 위치해있다. 중국인들이 청도를 한마디로 '홍와 녹수 남천 벽해' 라고 하는데 붉은 지붕, 녹색 숲. 쪽빛하늘. 푸른 바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단다.

짧은 청도 여행이 끝났다.

늦은 밤에 공항에 도착했다. 셔틀버스를 타고 주차장에 가서 차를 타고 오는 도중 두 녀석은 세상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처음으로 손자, 손녀와 함께한 외국여행, 20여년 만에 한 딸과의 외국여행, 오래오래 기억될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사진 캡션]

  • 언뜻 남산 팔각정이 떠오르기도 하는 누각
  • 전갈꼬치
  • 칭따오 맥주 공장
  • 노산 북구수 기암괴석과 맑은 물
  • 노산 북구수 기암괴석과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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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게재: 여행기(칭따오 여행기) / 회화지 21호(2014) 62–65쪽 · 원본 PDF 6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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