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아이들과 마이산에 갔었다. 은수사에 들려 약수를 한 모금 마시던 중 지나가던 행인이 "여기까지 왔으니 위에 있는 물 한 모금은 하고 가야지요" 하며 던지는 말 끝에 그곳에 가보니 "섬진강 발원지"라는 작은 글씨가 보였다. 여러 차례 이 곳을 지나쳤지만 무심코 보았던 작은 샘물이었다. 우리 일행은 조그만 표주박에 그 물을 담아 한 모금씩 마시며 으쓱한 기분으로 웃으며 내려왔다.
진안 마이산 꼭대기의 물이 흘러 강물이 된다니… 그려보고 또 그려보았다. 내 머리끝 정수리에서 한방울 뚝! 흘러 내 온 몸을 휘감으며 내 육신의 원천이 되어주듯, 은수사의 그 샘물도 전라도를 휘어 감고 저 먼 땅 하동을 지나 광양만으로 흘러 바다를 이룬다고 한다. 얼마나 장대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섭리인가?
아름다운 산천을 꿈꾸며, 정겨운 얘기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기름진 옥토 속에 스며들면서도 마르지 않는 섬진강을 따라가 본다.
나는 곡성의 압록 물줄기를 좋아한다. 점잖으면서도 수줍은 색시 같은 가끔은 거친 물살로 뒤집히며 성도 내지만, 언제나 유유히 흐르는 압록의 물줄기를 먹빛에 비추어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