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회화회→회화지 아카이브→10호→심소연 개인전 - 박래현의 추상회화 연구 -
전시리뷰

심소연 개인전 - 박래현의 추상회화 연구 -

· 전시기간 및 장소 : 2002. 4. 24~4. 30(서신갤러리)

우향 박래현(1920-1976)은 한국화단에 있어서 근대와 현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 화가이다.

박래현이 활동한 시대는 해방과 전란을 거치면서 와해된 질서를 회복하고자 노력한 시대였으며, 한국 화단 역시 조형적 이념을 수용하면서 다양성이 형성된 시기였다. 박래현도 개인적으로 비구상 경향을 보이며, 그 이전의 일본 화풍을 벗어나고자 실험적 작업을 모색하였다. 앵포르멜을 비롯한 서구 미술 영향을 전혀 배제할 수 없으나 자신의 끊임없는 창조 정신에 의해 독자적인 작품을 구축하였다.

박래현의 추상작품으로의 변화 과정을 분류하여 살펴본 결과로는 다음과 같다. 박래현의 초기 작품은 일본 유학에 의한 일본화의 영향을 받았으며 구상적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때는 자신의 화풍을 구축하지는 못하였다. 그 후 1950년대에는 일본화 경향에서 벗어나고자 새로운 실험 제작을 해야된다는 것을 인식하며, 작품을 변형하기 시작하여 반추상적, 입체적 작업을 시도하였다. 작품으로〈달밤〉,〈노점〉의 연작과 〈이조여인상〉의 연작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 그림들은 한국적 소재를 선택하지만 제작 기법은 서구 화단의 영향을 받았다. 1960년대 들어가면서 선은 부드러워지고 대상을 과장, 왜곡되게 표현하며, 화면 구성을 복잡하게 나타냈다. 이때는 전통적인 정신이나 동양화물감을 사용하면서 화면에 흘리기, 번지기 기법으로 묘사하였다. 박래현은 한국적 전통 사상과 재료를 사용하면서 서양의 기법을 병행하여 새로운 추상화를 창조하였다. 작품으로는〈여인과 고양이〉, 〈정물〉 연작이나 〈작품〉의 시리즈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박래현의 변화되는 시대에 어떻게 대처하였으며, 전통 회화적 요소 속에 현대 미술의 새로운 기법을 어떻게 접목시켰는지 알 수 있다. 박래현은 새로운 조형 의식의 연구로 끊임없는 실험적 시도를 하여 기존의 동양화의 답습적인 기법과, 제한된 소재와 표현 방법을 탈피하고 서구 미술을 도입하여 면을 해체하거나, 분할하여 입체적 표현을 하였다. 또한 동양화 재료를 이용한 번지기, 흘리기 기법으로 대상을 묘사하여 발묵의 효과를 선(線)적으로 표현하였다. 판화나 타피스트리에서 보여준 파피에 꼴레, 꼴라주, 앗상블라주 등의 현대적 표현 기법과 한국적 토속 재료인 엽전꾸러미, 맷방석 등의 소재를 조화시켜 박래현만의 독자적인 실험 제작으로 새로운 조형 예술을 구축하였다.

박래현의 작품의 특징은 크게 동양 정신에 근거한 한국화를 현대적 미감으로 제작한 것과 서구 추상회화에 근거한 동양적 추상성의 표현이라 하겠다. 이처럼 끊임없는 실험 제작으로 새로운 예술에 심취하였다. 박래현은 동양화의 비구상과 추상 세계를 탐구한 노력으로, 한국화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역할을 하였다. 이것이 한국 화단에 중대한 영향을 주었고, 많은 실험을 통해 얻은 조형적 성과와 열정은 후대에 지속적으로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며, 박래현이 이룬 조형 세계와 미술사적 업적은 대단한 의의를 가진다.

지면 보기 · 원본 2쪽PDF에서 열기 ↗
지면 1지면 2

원 게재: 전시리뷰 / 회화지 10호(2002) 21–22쪽 · 원본 PDF 21쪽 ↗

같은 호의 글

10호 목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