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회화회→회화지 아카이브→10호→이진숙 개인전
전시리뷰

이진숙 개인전

· 전시기간 및 장소 : 2002. 11. 15~11. 21(경원아트홀)

친정 어머니가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에 갔다는 전화를 받았다. 한 손에 들고 있던 붓을 떨구었다. 그리곤 어떻게 갔는지 모르게 응급실에 갔다. 연신 허공을 향해 손 사례를 치시는 모습에,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계속 되풀이하는 모습에, 우리들은 그저 지켜만 보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할 뿐이다.

병실로 옮겨 며칠을 지내고 다시 중환자실로, 초점을 잃은 눈이 허공을 응시한다. 그러기를 보름여, 다시 병실, 퇴원, 그리곤 다시 입원 등등 그 와중에 그는 그간 미루던 발목 수술을 했다. 더 이상 미루다간 영영 다리를 쓸 수 없을 것 같아서..... 한 달 여의 입원, 목발에 의지한 출근, 그는 지금도 다리를 절름거리면서 출근을 한다.

유난히도 많은 일이 벌어지고 그것도 모자라 나는 작품 전을 감행했다. 아무도 모르게 나 혼자서..... 점점 일이 어려워짐을 느끼고 내 능력의 끝이 너무 가까이 있음에 탄식을 했다. 오기와 고집으로 시작한 작품준비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쳐온다. 그럴수록 발동하는 오기, 그래 여기서 주저앉으면 다시는 일어날 힘이 없을꺼야.

인공 신장실에서 고통을 느끼면 투석을 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도 절름거리며 힘들게 출근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도 나는 내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야만 했다.

절대절명의 마음으로 작업에 매달렸다. 그것들은 내 마음을 알아주었다. 하나씩 하나씩 내 붓끝에서 나오는 녀석들은 밝은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귀부인의 모습으로.....

화려한 시절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이제는 기다리는 마음을 접어야 하겠다.

〈2002년 5월 어느 날 작업실에서〉

지면 보기 · 원본 1쪽PDF에서 열기 ↗
지면 1

원 게재: 전시리뷰 / 회화지 10호(2002) 23쪽 · 원본 PDF 23쪽 ↗

같은 호의 글

10호 목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