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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시

가을 우체통

김판용

가을 우체통

김 판 용

우체통은 가을이다. 서늘한 하늘 그 속에 익은 한 알의 사과, 청춘의 우표를 생각하면 가을바다처럼 출렁인다.

동시집 사겠다고 엄마를 조르다가 천장에 걸린 우체통형 저금통 몰래 쏟던 일원 짜리 동전으로 퍼렇게 멍든 열 살 소년이다. 양면괘지를 팔던 초소 옆 파란 피엑스 지붕 위로 붉게 타가던 저녁놀이다.

우체통 속에는 낙엽이 산다. 그대의 뜨락을 덮고 싶다고 밤 새워 몸을 털다가 가끔씩 추워지기도 하는, 눈사람을 기다리는 우체통은 가을이다.


약 력

전북고창 출생으로 전북대학교 국어교육과와 고려대학교 대학원 졸업 1991년 〈한길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그대들 사는 세상〉과 인문지리서인 〈모악산1·2〉권을 공동으로 펴냄 현재 〈우이시〉·〈시와 인간〉 동인 전북작가회의 이사 전라북도교육청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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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1

원 게재: 권두시 / 회화지 12호(2004) 2쪽 · 원본 PDF 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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