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한마당 전북 아트페어 관람후기
결실의 계절 가을의 문턱에서 모처럼 만에 미술의 축제가 열렸다. 9월 9일부터 9월 1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시실 1,2층에서 1회 전북 아트페어(Art Fair)가 열렸다.
아트페어란 몇 개 이상의 화랑들이 한 장소에 모여 작품을 판매하는 행사, 때때로 작가 개인이 참여하는 형식도 있지만 시장의 정상적인 기능을 활성화하고 화랑간의 정보교환과 작품판매 촉진, 시장 확대를 위해 주로 화랑간의 연합으로 개최된다. 국제 미술계의 흐름을 한눈에 살필 수 있으며 세계 3대 아트페어는 스위스의 바젤, 미국의 시카고, 프랑스의 피악을 손꼽는다. 그밖에 독일의 쾰른, 스페인의 아르코 아트페어가 있다. 아트페어는 개최되는 도시와 참여 화랑의 목적에 따라 성격이 약간씩 달라지는데 시카고 아트페어는 미국의 현역 작가를 주로 선보이고, 프랑스 사가(SAGA)전은 판화 아트페어로 유명하며, 피악은 보다 대중적이고 축제적인 아트페어다 휴양지인 마이애미 아트페어는 주로 라틴계열 작가들이 출품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서울아트페어(KIAF)와 마니프 서울국제 아트페어가 대표적이다. 전북 아트페어는 침체된 미술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할 만한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도내에서 활동하는 만 35세 이상 45세 미만의 젊고 실험적인 미술인들이 초대되어 부스 형식의 개인전으로 이루어지는 미술견본시장으로서 32인의 군집 전시이다. 미술애호가들은 한 자리에서 여러 작가의 다양한 작품 감상과 더불어 현장에서 작가와 직접 대화하며 작품과 작가의 내면 세계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전북미술협회가 주최하고 전주시내 3개 화랑(얼, 서신, 민촌)의 추천을 받은 작가들로 도내에서 처음 기획된 대규모 전시이다.
전북 지역의 뜻 있는 미술인들에 의해 몇 년 전부터 거론되어온 아트페어는 현 전북미협 회장인 이강원씨의 선거 공약이기도 하다. 공인으로서 공약사항을 실천하여 미술애호가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 현 집행부에 박수를 보낸다.
2004년 5월에 발족된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제출한 작가들을 심의한 결과 서양화 13명, 한국화 8명, 조각 3명, 공예 2명 그 외에 3대 화랑의 추천작가 6명(서양화 2명, 조각 3명, 판화 1명)을 포함해 모두 32명의 작가를 선정하였다. 심의 내용은 작품의 창의성과 독창성과 성장가능성 미술사적 가치와 화단의 기여도, 지역적 특수성 등도 감안하였다 한다. 집행부 측은 젊은 작가들에게 개인전의 기회 제공과 더불어 작품 판매를 통하여 작가들에게 경제적 이익도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본다. 따라서 부스비, 카탈로그, 전시회 부대 비용은 전적으로 주최측에서 부담하며 작품 가격은 공개와 정찰제를 원칙으로 하여 작품이 판매되도록 하였다.
일반 미술애호가들은 그동안 예술회관이나 화랑 중심의 개인전에 익숙해져 있다. 이러한 미술애호가들에게 한번에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했다고 본다. 실제로 한국소리문화전당 전시실 개관 이래 최대 방문객이 다녀갔다고 하니 한편에서는 성공적인 기획이었다.
그러나 성공은 외연적인 것일 뿐 미술시장 이라는 아트페어의 본래 목적은 살리지 못했다고 본다.
6백 점이 출품된 이번 아트페어에서 판매된 작품은 30여 점 그 액수도 소액에 불과하다. 판매수익의 20%를 협회 발전기금으로 내놓기로 했지만, 2천여만원의 예산이 들어간 아트페어에서 발전기금은 대관료를 부담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아트페어를 통해서 3년 동안 1백 명의 작가를 소개하기로 한 전북미협은 미술시장 유통구조를 다변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경제적인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판매 활성화를 위한 홍보 부분의 치밀한 전략적 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전주 도심에서 전북 아트페어를 알리는 포스터 한 장보기도 어려웠다. TV나 라디오 매체를 통한 홍보도 너무 미흡한 점이 있다. 내년에는 이러한 점을 보안하여 보다 준비된 아트페어가 되길 기대한다.
작품 가격에도 많은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젊은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작품 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되어 미술애호가들의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았으리라 본다. 작품 수집가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의 작가들이 화단에 갓 나온 작가들로서 작품과 작품가격을 연결할 때 아직 화단에서 충분한 인지도나 작품성이 면밀하게 검증되지 않은 청년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기에는 적정하지 않은 가격이라고 본다. 전문가의 검증 하에 유통구조의 합리화를 가져오기 바란다.
미술작품도 하나의 문화상품으로서 상업성과 객관성을 갖도록 전문가적인 조언과 마케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이 객관적인 기준이 없어 지나치게 작품성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한다. 전 세대는 경제가 문화를 창출했다면 다가올 세기는 문화가 경제를 창출하는 세기라 한다. 여기에 걸 맞는 문화행정과 유통 및 체계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장성과 유통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청년작가에게만 국한하지 말고 중년작가, 원로작가 부스도 있어야 된다고 본다. 청년작가들은 오히려 실험성이 강한 대작 위주의 기회를 주고 중년, 원로작가들의 부스를 통해서 유통구조를 변화시키는 면도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도내 기업인들 정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획도 필요하다. 아트페어 기간 중 관람자 인기작가상 및 평론가 대상 등도 신설하여 다양한 호기심과 격려가 되는 제도의 도입도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전북아트페어를 통해 참신한 젊은 작가의 발굴과 이를 통해 전북화단의 다양성과 장르의 균형성을 확보하고 밖으로는 중앙화단과 국제화단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기 바란다. 지역문화의 특수성이 중앙화단과 국제화단의 수평적 구조와 부응하는 전북아트페어가 되길 기원한다.
원 게재: - / 회화지 12호(2004) 22–23쪽 · 원본 PDF 22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