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회화회→회화지 아카이브→17호→신이 내려주신 축복의 땅! 거대한 섬 호주를 추억하며
나의여행기

신이 내려주신 축복의 땅! 거대한 섬 호주를 추억하며

정미현(전북회화회 회원)

6박8일의 짧고도 긴 시간들~ 내 삶의 멋진 추억을 되새겨본다

하나의 거대한 섬이면서 우리나라 영토의 78배가 되는 거대한 자연의 보고를 품고 있는 나라 '호주' 모처럼의 여행에 한껏 기대를 품고 저녁 8시경에 호주 행 비행기에 올랐다.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비행기의 날개처럼 내 마음도 새로운 이국의 땅을 행해 날아가고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 여행을 위해 준비한 안내책자와 몇 칠전 서점에 들려 구입한 호주 여행의 길잡이 책을 뒤적이며 6박8일간의 일정과 그곳의 명소들을 훑어보다가 잠시 잠이 들었다. 덜컹이며 착륙하는 소리에 깨어보니 8시간이 넘게 날아와 호주하늘아래 도착하여 있었다. 비행기문이 열리고 까다로운 입국심사를 마친 뒤 가이드 안내에 따라 투어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제야 이국땅에 와있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여행에서의 이순간이 삶의 시간 속에 신선한 반전을 갖는 가장 흥분되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도착한 곳은 무척이나 맑고 청명한 하늘을 지닌 브리스번이었다. 호주에서 3번째로 큰 도시로 남태평양에 접해있으며 다른 지역에 비해 연중 기후가 따뜻하여 휴양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신선한 공기 때문인지 숨을 들여 마시자 목이 상쾌하였다. 브리스번 씨티를 거쳐 시민공원에서 그들의 여유로운 삶의 복지문화를 느끼며 일행들과 첫 번째 티타임을 가졌다. 커피의 향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듯 하다. 사우스뱅크에 자리한 퀸즈랜드 박물관에서 현지에서 발굴된 공룡 유골들과 지역의 민속품들을 관람하고 예술갤러리에 들려 호주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였다. 붉은 빛이 도는 평평한 산들과 허허로운 들판의 풍경화가 눈에 많이 들어왔다.

호주의 현재 계절이 겨울임에도 한 낮의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아름다운 해변에서 파도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남태평양의 '골드코스트' 비취관광코스를 끼고 있는 휴양도시인 만큼 바다를 즐기는 부유층의 저택과 개인 요트선착장의 풍경이 이색적이면서 브리스번의 도시풍경을 말해주는 듯하였다. 요트 선착장을 끼고 있는 어느 조그만 식당에서 호주의 대표적 먹거리인 스테이크와 포도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마치고 이틀 만에 등을 펴고 침대에 누울 수 있는 호텔에 도착하여 여정을 풀었다. 긴 일정의 피곤함속에 내일이 기대되는 새벽을 기다리며 새로운 이국땅에서의 잠을 청하였다.

이튿날 다시 투어버스를 타고 골드코스트 남쪽에 위치한 농장을 방문하였다. 호주 인구의 70%가 1차 산업으로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만큼 소와 양을 키우고 살아가는 삶의 체험을 보여주는 모습은 그들의 중요한 문화의 축을 보여주는 듯하였다. 오후에 방문한 시로멧 와이러니에서의 반딧불 동굴체험은 호주라는 나라가 얼마나 신이 내려주신 풍요로운 땅의 삶을 감사하며 자연과 환경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단면을 보여주는 코스였다. 따사롭고 여유로운 자연을 지닌 브리스번 일정을 마치고 7시 45분 시드니행 비행기를 타고 새로운 여정을 꿈꾸며 날아간다. 가이드 안내를 받아 시드니 중심에 위치한 베이뷰 호텔에 도착하였다. 김대중대통령이 다녀가셨다는 역사가 깊은 호텔이었다.

새벽 6시에 전화벨소리에 잠을 깨었다. 아침 산책을 가자며 단잠을 깨운다. '시드니의 아침공기' 를 떠올리니 잠이 확~ 달아났다. 서둘러 겉옷을 걸쳐 입고 룸메이트 후배와 함께 호텔을 나와 한적한 주택가가 있는 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우리나라 도시의 아침이 생각난다. 새벽부터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과 시민들, 북적거리는 출근길에 꼬리를 물고 달려가고 있는 자동차와 버스들의 긴 행렬들, 바쁜 일상을 향해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우리나라 도시의 단면이다. 우리가 걷고 있는 시드니 중심가에 아침 7시경 풍경은 조깅하는 몇몇 사람들과 한적하게 달려가는 차량들의 오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참으로 한가로운 도시의 풍경이다. 우리나라의 78배의 거대한 땅에 인구가 2,200만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호주는 고요한 나라일 수밖에 없겠다 공감해본다.

시드니에서의 첫 번째 방문지는 숙소에서 한 시간 반 정도를 달려 도착한 블루마운틴이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평평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었다. 코발트 물이 뚝! 떨어질듯 한 맑은 하늘아래 거대하게 펼쳐져있는 블루마운틴은 유칼립투스 나뭇잎에서 나오는 유액이 뜨거운 태양으로 인해 증발하여 푸른 안개가 생긴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산은 5억년전에 형성된 노년기 산으로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곡선의 산봉우리가 아닌 평평하게 펼쳐진 산모양이 인상적이었다.

브리스번 미술관에서 보았던 풍경화의 그림들과 내 앞에 펼쳐진 평평한 붉은 산의 모습이 크로즈업 되면서 다시한번 그림의 향기를 떠올려보았다.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세자매봉의 얽힌 전설을 들으며 우리 일행들은 블루마운틴 열대우림을 채운 식물군중 우리나라 고사리와 비슷한 독특한 나무들을 관찰하며 산책하였다. 참으로 시원하게 코가 뚫리는 숲속향기가 느껴지면서 얼마 전에 보았던 '아바타' 라는 영화의 숲속을 걷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시닉 케이블카를 타고 545m의 가파른 경사를 내려가 깊고 넓게 펼쳐진 산의 절경에 감탄사를 아낌없이 보내고 절벽의 모퉁이에 서서 250m의 수직절벽을 오르는 스릴만점의 관광열차를 타고 올라왔다. 열차에 오르기 전 동료 음악교사가 블루마운틴의 숲속을 행해 열창했던 '막걸리 부르스' 가 떠올려진다. 기차를 기다리던 다른 나라 관광객들도 함께 즐거워하며 박수 치던 모습이 여행의 쉼표가 아닌가 싶다. 언제 모악산에 올라가 그 노래를 함께 부르며 정말 막걸리 한잔 마시면 어떨까 생각해보니 기분이 즐거워진다.

360°회전하는 스카이 레볼링 레스토랑에서 블루마운틴의 전경을 바라보며 뷔페점심을 마친 뒤 해양박물관에 들려 호주의 해양역사를 돌아보고 1981년에 세워진 높이 350m의 시드니 타워에서 도심의 풍경을 한눈에 바라보았다. 오늘 저녁에 오페라를 관람하기로 되어있는 시드니의 명소 오페라 하우스도 보였다. 스타시티카지노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고 설레이는 오페라 감상을 위해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 도착하였다. 이곳의 관람을 위해 동료교사들은 기품 있는 관객의 매너를 보이려고 아침부터 한껏 옷차림에 멋을 내었던 들뜬 하루였다. 시드니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이 건축물은 1959년에 착공하여 1973년에 완공하기까지 15년이란 세월이 걸렸으며 우리나라 돈으로 약 90조원의 거대한 예산이 들어간 건축예술이다. 완공당시까지 엄청난 공사비와 어려운 건축시공으로 해체의 위기를 여러 번 넘기면서 우뚝 세워진 '오페라하우스' 는 비현실을 현실로 이루어낸 파격적인 건축물로 건축사의 새로운 역사를 열게 되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호주 시드니를 문화의 도시로 업그레이드 시킨 효자 명소가 된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계단을 올라 입장 티켓 팅을 한 후 2층의 중심에 위치한 2등석에 자리 잡고 앉았다. '푸치니' 곡 '서부의 아가씨' 오페라를 이곳에서 관람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 인생의 커다란 자부심으로 남을 것이다. 11시가 다 되어서 숙소에 돌아왔지만 꽉 차게 보낸 오늘 하루가 너무 행복 하였다. 어제처럼 이른 아침에 일어나 오늘은 반대편 성당 쪽으로 걸으며 새벽녘 성당풍경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았다.

오늘은 토요일 주말 아침이다. 시내중심가에 사람들이 조금 많아져 보였다. 시드니 동부 해안에는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시드니 부촌이 모여 타운을 이루고 있었다. 남태평양과 맞닿아 있어 파고가 거친 본다이 비치를 거쳐 '빠삐용' 영화에서 주인공이 탈출하는 마지막 장면을 찍었다는 가파른 절벽과 파도를 즐겨보는 시간을 보냈다.

세계3대 미항 중의 하나라고 불리는 시드니항에서 배를 타고 점식을 즐기며 시드니의 아름다움을 둘러보는 호사스런 일정을 마치고 어제 시간이 부족하여 방문하지 못했던 NEW주립미술관에 들러 르네상스미술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전시된 작품들을 감상하는 좋은 시간을 보냈다. 오후에는 1821년에 시작하여 1928년까지 100년에 걸쳐 완공되었으며 파리의 노틀담 성당을 본떠서 만들었다는 세인트메리대성당에 들렸다. 고딕양식의 화려한 수직의 첨탑양식과 내부의 스테인글라스 장식의 아름다움을 감상하였다. 시드니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저녁에 다음 목적지인 멜버른행 비행기에 올랐다. 만트라 툴라마린이라는 호텔에서 마지막 여정을 풀고 호주의 최고 문화와 예술의 도시 멜버른의 아침을 기대하며 잠을 청하였다.

멜버른의 아침은 호주 남동부 아래에 위치한 탓인지 우리나라 초겨울 날씨정도로 쌀쌀한 바람이 부는 기후였다. 1901년까지 27년간 시드니와 함께 격년제로 호주의 연방수도이기 했던 도시의 역사를 지닌 탓인지 도시풍경이 고전적 이미지와 함께 시드니와는 사뭇 다른 세련미와 안정감을 지니고 있는 도시였다. 첫 번째 방문지는 멜버른의 가장 유명한 관광코스이기도한 그레이트 오션 로드이다. 투어버스를 타고 가는 중에 눈에 펼쳐지는 에메랄드빛의 남서부의 해안은 브리스번이나 시드니의 바다가 남성적이었다면 남대양과 맞닿아 있는 멜버른의 바다는 매우 여성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였다. 해안선을 타고 도착한 이곳은 근사한 절경들로 이어진 멋진 드라이브 코스이다. 조그만 해변마을에 위치한 아폴로베이에서 점심을 마치고 오후에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가장 장엄하고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12사도 바위로 이동했다. 12사도상은 남해의 우뚝솟은 석회기둥들로 1~2천년전에 본토의 절벽에 연결되어 있었으나 파도와 바람에 의해 절벽이 뚫려 둥굴이 형성되고 깍여 나간 기둥들이다. 바다에 솟구쳐 있는 석회 기둥들의 모습은 장엄하고 신성함을 주는 순간을 맞이하게 하는 멋진 풍경이었다. 지금은 지속적인 침식으로 8개 정도만 남아있고 언젠가는 모두 무너져 모래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자연의 윤회를 새삼 떠올리며 '신' 이 빚어낸 자연의 일부임을 새삼 느끼게 하였다. 12사도바위에서 5분정도 차를 타고 아드고지 해안에 이르렀다. 암초가 많아 유난히 난파된 배가 많았다는 기암절벽을 타고 내려오면 두 개의 기암절벽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처럼 벌어진 사이로 펼쳐지는 코발트빛 바다의 모습이 절경을 이룬다.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종착지는 아치 모양을 이루고 있는 절벽으로 런던브릿지라 불린다.

여행의 마지막 날 8월 2일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을 나왔다. 참으로 고요하고 평온한 도시임을 새삼 느끼게 하는 길거리의 모습이다. 산책을 하고 난 후의 산책 일행들과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여유 있는 아침 식사시간을 보냈던 것도 여행 중 느낄 수 있는 행복하고 따뜻한 시간이었다.

마지막 투어를 위해 단데농으로 출발하였다. 자연의 나라인 만큼 도시 곳곳에 아름드리나무와 온갖 식물들로 가꾸어진 공원들과 거리의 풍경은 '정원의 도시' 라 불리울만 하였다. Grant Reserve 국립공원을 산책한 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100년 된 퍼필빌리 증기기관차에 몸을 걸치고 다리를 흔들며 단데농의 아름다운 숲과 마을을 달리는 동안 동화속의 낭만과 흥에 겨운 교사들이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어릴 적에 배웠던 동요를 메들리로 부르며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던 모습을 떠올리니 다시금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듯하다. 아름다운 자연은 누구나 선하고 어린 맑은 영혼으로 변화되게 하는 위대한 존재이다.

단네농 근처에 있는 호주 스테이크 전문 식당가에서 호주인들이 먹는 양의 엄청난 칼로리를 지닌 스테이크와 빵, 감자튀김으로 푸짐한 점심식사를 즐기면서 호주인들의 체형을 떠올리니 웃음이 나왔다. 다음 일정으로 미술관을 방문하였다. 시드니미술관보다 규모가 컸으며 다양한 고미술품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소장하고 있는 멋진 미술관이었다. 우리지역의 도립미술관과 비교하는 마음이 들어 경제 문화의 힘을 느끼는 위축감과 부러움이 함께 밀려와 잠시 우울 했었다. 미술관에서 나와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거리인 일명 '낙서의 거리' 에 들어섰다. 낙서를 하고 싶은 청소년들의 자연스런 욕구를 인정하고 양성화시키려는 교육정책의 실천으로 이루어진 거리의 낙서현장이 이제 관광의 명소가 된 것이다. 이들에게는 하나의 자연스런 거리로 존재하고 있었다. 이것이 문화의 차이이다. 낙서의 거리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시티써클 트램을 탑승하고 시내를 거쳐 주 의회 의사당 건물에서 내려 호주에서 가장 큰 고딕양식 성당인 성 패트릭 성당의 아름다우면서 엄숙한 내부의 장식들을 둘러보았다. 자연속의 나라 호주의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도시속의 정원 중 '피츠로이 가든' 산책을 마지막으로 우리 일행의 호주 일정을 마쳤다. 절묘하게 정원을 시작으로 정원에서 여행의 이야기를 끝내는 6박7일간의 호주여행의 주제를 저절로 실감하게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내일 새벽 5시30분 출발일정을 위해 일찍 숙소에 돌아와 가방을 정리하였다. 싸늘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인천공항을 향한 비행기를 탔다. 선잠으로 피곤한 탓인지 나른하게 잠이 온다. 한숨 자고나니 호주를 떠나 4시간정도 날아온 듯하다. 창밖의 풍경을 보기위해 가리개를 위로 밀어본다. 창공에 떠있는 비행기의 날개 한축 사이로 펼쳐지는 구름위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 몇 칠 간의 시간들이 너무도 짧게 뇌리를 스쳐지나간다. 뉴스의 현장처럼.. 11시간의 긴 비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내리는 순간 더운 공기에 땀이 확 배어난다. 대기하고 있는 전주행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데 비가 내린다. 창밖을 바라보며 '한 여름밤의 꿈' 을 꾸다가 일어난 오후의 나른함과 아쉬움이 밀려온다. 6박7일의 짧고도 긴 시간들~ 내 삶의 멋진 추억을 여기에 되새겨본다.

지면 보기 · 원본 6쪽PDF에서 열기 ↗
지면 1지면 2지면 3지면 4지면 5지면 6

원 게재: 나의여행기 / 회화지 17호(2010) 66–71쪽 · 원본 PDF 66쪽 ↗

같은 호의 글

17호 목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