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작업노트

방정엽
방정엽
작품

작업노트
노쇠(老衰)한 계절에 또 길을 나선다.
대청호반을 다녀왔다. 푸른 물을 끼고 이제는 섬이 되어 버린 산.
천 여 년 전, 이 곳에 장차 왕이 나올 거라고 원효가 예언 했다던가…… 골은 물이 되고, 봉우리는 섬이 돼버린 사이로 백구(白鷗)는 훨훨 날라 간다.
마음이 젊었던 어떤 이가 시민들의 품으로 되돌려 준 청남대(淸南臺). 시절의 무상함을 느끼며 우거진 숲길을 걷는다. 이렇게 소박한 걸음으로 긴 여정(旅程)을 걸어갈 순 없는가?
감상에 젖어 호숫가 벤치에서 삶의 의미를 따지기 시작한다. 치열했던 삶을 허공(虛空)에 훌훌 날려 보낸 그 사람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정도(正道)는 존재하는가? 있다면 신(神)이 원하는 길일까?
갑자기 벨이 울린다. 일탈(逸脫)에서 일상(日常)으로 되돌려야 하는 시간. 쇠락(衰落)해 가는 계절을 뒤로 하고 또 다시 길을 떠난다.
약력
방 정 엽 (Bang, Jeong-yeob)
- 전북대 미교과 졸
- 現 전라고등학교재직, 전북회화회 · 한국미술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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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게재: 나의작업노트 / 회화지 17호(2010) 9쪽 · 원본 PDF 9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