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물을 물끄러미 보노라면, 우리의 삶도 흐르는 물과 같다는 생각이다. 소리없이 자신을 비우고 흐름 속에 몸을 맡긴다. 흘러가는 물은 표현하기도 많이 어렵다. 고민 끝에 처음 선택한 것은 비워둠이었다. 그러다 불현 듯 지두화로 물의 흐름을 나의 가슴 속에 담아두고 싶어졌다. 나의 느낌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인 듯하여 자주 지두화를 그린다. 요 근래는 물과 같이 살아가 듯 물의 표현 속으로 들어간다. 흘러가는 물은 우리내의 삶과 비슷하다. 굽이굽이 흘러 넓고 큰 강으로 나아가는 곳곳에서 어려움을 만난다. 우리의 삶 역시 굽이굽이 어려움이 있다. 나는 물을 표현하면서 보여지는 물만이 아닌 우리의 삶을 담아보고 싶다. 흘러가는 물처럼 변화무쌍한 우리의 삶의 이야기를 물로 그려보고 싶다. 계곡에서 조약돌까지도 환하게 비춰주는 물, 탁하여 아무 것도 볼 수 없게 하는 물 등… 그래도 물은 흐른다. 우리의 삶도 정화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