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아 있다(still alive) 전시를 보고...
아직 살아 있다(still alive) 전시를 보고...
글 조성익 (충북대 미술학과 3학년)

10월 18일 청주시립미술관에 다녀왔다. 2018년 10월 18일부터 2019년 2월 10일까지 '아직 살아 있다'라는 주제로 여러 작가들이 전시를 진행하고 있었다. 김사환, 김온, 안유리, 이샛별, 이완, 믹스라이스, 이우성 작가님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각 작가분들의 개성있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먼저 1층의 영상전시를 보았는데 안유리 작가의 '불온한 별들'이라는 비디오 프로젝트로 20분가량 되는 영상이다. 작가는 최극 몇 년간 이주에 관련된 작업을 통해 핏줄, 민족, 인식, 국가와 개인은 무엇이며, 상호간에 무엇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탐구했다고 한다. 중국 연변에 살고 있는 동포들의 삶과 문화에 대한 영상으로 '조선족'을 중심으로 조선족의 삶을 보여주는 영상이였다. 영상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국가와 민족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져주는듯 했다.
두 번째는 김온 작가의 '리딩을 위한 선하 씨 텍스트'라는 작품이다. 남자와 여자가 각자 다른 지문을 마이크로 읽으며 리딩을 하면 다른 한 사람이 자신이 들리는 단어들을 생각 없이 그대로 텍스트로 받아 적는다. 읽기, 쓰기, 듣기를 조형적인 언어로 변모시키는 실험적인 작품이었다. 일반적인 그림, 설치물이 아닌 행위를 통해 조형예술을 하는것에 신선하고, 신비스러운 느낌이였다. 다만 낭독자들의 차분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루즈하게 20분이상 진행되어 졸음이 쏟아지는 것을 참아내야 한다.
그 다음은 이완 작가의 '우리가 되는 방법'이라는 작품인데 이번 전시에서 가장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이완 작가의 작품은 저울 위에 흔히 볼 수 있는 물병, 냉장고, 전봇대, 공구등 여러 물건을 무작위로 올려놓은 후 각각의 무게를 재어 총합을 낸 후, 그 총합을 전체 개수인 60으로 나누어 5.06kg이라는 절대 평균치를 도출해 그것을 기준으로 각 물건들을 잘라 내거나 덧붙여서 모든 저울이 5.06kg이 되도록 만든 오브제들이다. 솔직히 설명을 보고도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네 번째는 이샛별 작가의 작품이다. 이샛별 작가는 웹사이트에서 수집한 이미지와 사건의 중첩시키는 배치를 통해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제사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자연의 기괴한 힘과 뒤틀리고 이상화된 현실의 외상과 은유, 괴물처럼 증식하는 자본주의의 이미지를 담고자 했다고 한다. 작품들 하나하나가 굉장히 독특하고 묘한 분위기가 나면서 시각적으로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지 않나 생각이 들었고 펜과 붓의 선 맛이 그야말로 취향 저격이였다. 선의 테크닉이 내가 현재 진행 중인 작품에서 나오길 바랬던 그런 선들이였다. 일러스트 같지만 회화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는 선이였다.
김사환 작가는 인간사의 조직체계에서 발견된 권력의 허구를 다채로운 이미지로 그려내고 있는데 그는 '사회'라는 조직체계에서 만들어진 권력을 황제, 노인, 해골 등으로 상징화하고 있다. 그의 작업들은 세상 속의 억업, 불안, 위력에 대한 수많은 트라우마를 풀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믹스라이스는 도시 안에 버려진 공터를 숲으로 만드는 식물, 몇십 년이 지난 오래된 아파트의 예측하지 못했던 풍경, 옥상 위의 이국적인 밭, 천년의 나무, 나무와 숲을 지키는 사람들, 수몰된 풍경 등의 식물 프로젝트를, 이우성 작가는 소소한 주변의 사건이나 경험을 소재로 일상 세계를 사는 세상 사람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선보였다.
그 밖에 서울 시립미술관에서의 전시 등 여러 곳에서 무엇인가 약간의 깨달음을 얻었던 좋은 전시들을 많이 관람하였다. 최근 가장 큰 고민이던 '왜 그림에 꼭 이유가 필요한가? 왜 작가들은 항상 어려운 단어들을 나열해 이해하기 힘든 설명만 해댈까.' '그냥 좋은 그림, 잘 그린 그림이면 되지 않을까?'라는 의문에 조금은 답변이 되었던 전시였던 것 같다. 작품에 자신의 경험,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담아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그것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또는 전달하고 싶은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것. 단순히 예쁘고 멋있게 그린 그림은 가벼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다.
때문에 앞으로 해 나갈 작업에는 나의 이야기, 세상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멋진 그림을 그릴 것이다.

원 게재: 미대생이 바라본 전시 / 회화지 25호(2018) 39–40쪽 · 원본 PDF 39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