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관절의 깊은 바다에서 무수히 날으는 갈매기 떼, 그 슬픈 울음을 자넨 듣는가, 듣고 있는가.
내 곁을 떠난 사람은 없네. 진정 내 곁을 떠난 사람은 없었네.
나에게 한 잔의 술을 주게. 톱날에 짤려 나가는 하얀 달빛의 우울을 주게.
우린 어차피 모로만 모로만 밀려날 짐승들이 아닌가.
웅포 하구(河口)에 가을이 가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철따라 날라온 새들은 화려한 비상(飛上)을 시작한다. 그 장엄한 군무(群舞)에 온 세상이 묻힌다. 속절없이 가는 계절을 차마 놓지 못한 채, 이제는 江건너 저편의 겨울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힘찬 새들의 날개 짓에 비상(飛上)을 꿈꾸며 묻혀둔 날개를 꺼내야 한다. 살다가 살다가 한 번 쯤은 그렇게 세상을 차오르며 힘차게 날개를 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