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 풀·뿌·리·생·각 전

[발췌] 이번전시는 정말로 그 지역만의 특화된 문화 공간 경제공간을 만들고 그것이 그야말로 튼튼한 뿔 뿌리가 되어 지속적으로 키워져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며 이것은 단지 그 지역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각 지역 지역이 더불어 잘 살수 있는 상생의 길일 것이다. 이번 전시는 당초 12월 9일까지였으나 연장되어 16일까지 전시된다.
아침에 전북지역뉴스에서 아트폴리스 조성에 관한 보도를 접했다.
얼마전에 끝난 '구마모토 아트폴리스'전과 현재 '풀 뿌리 생각'전을 보면서 우리도 도시의 공공성에 미학적 측면을 고려하여 계획적으로 아름답게 조성하고 이것이 지역의 이미지가 되면 관광과 산업에 까지 좋은 부가가치가 산출되어 지역주민이 지역에 자부심을 갖게 되고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풀 뿌리 생각'전은 그간 개발이란 명제아래 모든 가치를 생산성에 두고서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들에게, 또한 중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소외감을 느끼는 지역민들에게 우리지역을 돌아보게 하고 또한 그간 지역공동체를 위한 어떤 움직임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체험과 정보를 한 주제 아래 펼쳐놓음으로써 앞으로 지역사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자연스레 공감대를 유도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지역조성사업이 어느 날 갑자기 바꾼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그것에 대한 자각과 이에 따른 지속적인 관심, 방향설정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미술관의 일반적인 기능인 작품성 있는 전시를 하지 않는다는 것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으나 넓은 관점에서 지역공공미술관의 역할이 지역문화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생각할 때 좀 더 현실적인 문화의 공공성 문제를 지역의 특수성과 접목시켜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이다.
한 주제에 있어 다양한 표현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이번 전시는 피상적으로 지역에 대한 향수나 막연한 이상향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야말로 풀 뿌리 지역에 대한 애정과 인식을 가지고 작게나마 활동을 해온 단체나 개인들의 실제 사례를 보여주거나 이들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1전시실에 들어서면 이제는 우리가 미술관에서 어느 정도 익숙해진 설치가 나온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는 우리 땅 얘기다. '전북의 땅, 우리의 섬. 고군산도!' 이 공간은 전북도민에게 전북의 땅 고군산도를 알리고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섬의 역사, 문화, 생태 그리고 현지 삶의 모습을 짚어보아 섬의 미래를 꿈꾸어보며 이섬에 사는 이들이 각 섬의 문화를 지켜나가고 그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문화공간 싹'에서 마련한 것이다. 2006년 11월부터 전북 섬 현황조사 및 답사내용을 바탕으로 전시구성을 평면, 입체, 설치, 사진영상 등으로 다양화 했고 또한 생생한 현장성을 높이기 위해 섬 어린이와 함께 진행 중인 "우리 섬 바로알기, 자랑하기, 지키기"라는 문화예술교육의 결과물과 각 섬에서 나온 재료로 만든 전시물을 함께 설치하여 관람객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있다.
1전시실이 직접적이라면 2전시실은 회화, 만화 디자인, 환경사진, 관련책자를 통해 산업화와 세계화의 격랑 속에서 해체되어 온 마을들과 죽어가는 풀뿌리 지역사회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먼저 세계의 자연과 전통을 지켜 아름다운 도시들의 예를 보여주고 비교적 짧은 시간 고속성장으로 치달아온 우리 공간문화의 문제를 짚고 있다. 간판, 벤치, 도로 등 정글 같은 도시의 모습! 개발논리에 의해 침식당한 농촌과 그속의 삶의 모습들을. 진안군 용담 다목적 댐 건설에 따른 수몰지역 이주민의 인간적 갈등과 이주과정, 철거작업, 담수과정 등을 사진작가 이철수씨가 8년여 걸쳐 생생히 기록한 사진작품이 이주민들이 버리고 간 문패 액자 우체통을 함께 전시됨으로서 펼쳐진다. 그 속에 살고 있으면서 생활에 쫓겨 의례 당연히 있는 것들로 치부해 버리고 관심도 갖지 않았던 우리의 주변. 도시는 도시대로 농촌은 농촌대로 우리의 인식 속에 있는 듯 없는 듯 했던 환경을 대상화해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얼마나 제멋대로인지 알 수 있다.
다음 전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면 '숨 조형연구소'의 완주 대승마을의 '천년한지-지붕 없는 박물관'이란 주제 아래 작가들과 마을 아이들, 마을 주민들이 공동작업과 마을 읽기를 통해 문화지도 작업을 진행했던 결과물을 볼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한지 80%를 생산했던 전통적 한지 생산방식과 아직 마을을 지키고 계신 10여명의 장인들, 도침방아의 보전, 대승마을의 문화적 자산들을 통해 한지마을로 재생하기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번 전시가 알려지는 계기가 되서 좀더 유익한 방향으로 진행되면 좋을 것이다.



얼마전 동문사거리에서 아는 작가들의 전시 오픈 뒤풀이가 있었는데 한지로 만든 조형물들이 붙어 있었다. 영화제의 거리나 어떤 축제의 거리 느낌은 아니었지만 평소 작가들도 많이 모이고 나름 구시가지의 중심으로 예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공간들도 몇몇 볼 수 있어 예술의 거리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언젠가 한 적이 있었는데 5전시실에 들어서면서 '공동제작소 심심'이 이런 일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쇠락한 지방의 도심지를 대상으로 공공디자인과 문화적 공간구성에 대한 노력으로 동문축제, 한옥마을 생활 체험관, 남부시장 프로젝트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이 마지막 전시실에서는 여러 가지 구체적인 사례 등을 통해 점점 도심에 집중화되는 시대에 지역이 어떤 자생의 노력을 하고 있고 문화를 만들어 가는지 이것이 어떻게 중심부의 사람들을 주변으로 유도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기업의 지원을 받아 마을 조사단이 지역의 문화자원 조사와 자연자원 조사를 함께 진행하여 다음해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지역 활성화 사업지원을 한 경우, 작은 마을의 폐업한 정미소를 공동체박물관으로 만들어 마을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한 사례, 또한 그 지역만의 특색 있는 삶의 영역을 통째로 박물관으로 만든 경우, 철암의 빌리지움은 탄광마을 철암을 통째로 박물관으로 만들었는데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다양하고도 특색있는 탄광시설과 선탄시설, 광부 사택 등을 독특한 풍광과 함께 보여준다. 금산의 에코뮤지엄도 지역을 통째로 박물관으로 만든 사례이다.
외국의 경우는 어떠할까 슬로푸드, 슬로시티는 속도와 생산성의 미명아래 빠른 사회로 인한 우리의 존재방식의 변화와 환경파괴에 대항하는 자발적 해답으로 느림을 추구하는 운동으로 진정한 문화는 미각을 무시하기 보다는 문화의 일부인 미각을 일깨우고 발전시키는 것이며 이러한 경험, 지식 프로젝트를 국제적 교류를 통해 이뤄 나가려는 것으로 우리나라도 지자체들이 생태관광도시로서 이 운동을 접목 농촌관광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또한 치타슬로 국제연맹에 가입 신청을 해놓고 있는 상태이다. 또한 영국에서 지역에너지를 개발 도시와 지역차원에서 에너지 자립율을 높이는 것, 부안의 유기농업과 로컬푸드가 있다.
지자체 이후 지역축제는 많이 생겼으나 그것이 단발성인경우가 많고 단지 지역인들 만의, 축제를 위한 축제가 돼버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기에 이번전시는 정말로 그 지역만의 특화된 문화 공간 경제공간을 만들고 그것이 그야말로 튼튼한 풀뿌리가 되어 지속적으로 키워져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며 이것은 단지 그 지역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각 지역 지역이 더불어 잘 살수 있는 상생의 길일 것이다.
이번 전시는 당초 12월 9일까지였으나 연장되어 16일까지 전시된다.
원 게재: 전북회화-미술관을 찾아서 / 회화지 15호(2007) 38–41쪽 · 원본 PDF 38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