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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찾아서

新山水風景 21세기 산수화는 반복되지 않는다

엄기석(회원)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 (우진문화공간)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 (우진문화공간)

엄 기 석(회원)

2007.8.23 – 9.4 (우진문화공간)

신산수풍경 참여 작가들의 서문을 보면 새로운 조형적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풍경과 산수는 수세기동안 예술가들이 즐겨 사용해온 거대한 주제이자 소재이다. 풍경(인간의 지배를 받는 자연)과 산수(야생의 자연)는 모두 자연을 의미하지만 일반적으로 산수는 풍경에 속한다. 자연은 인간에게 삶의 근원이자 터전으로서 의미를 지닌 만큼 예술적으로 표현할만한 가치가 있다. 그 가치를 담고 있는 예술이 동양의 자연주의 사상에 태생을 준 산수화와 서양의 합리적인 우주관에 근거하고 있는 풍경화이다.

산수화와 풍경화는 자연에 대한 각기 다른 사상을 적절한 매체로 화폭에 담아내면서 한때 회화의 주류를 이루며 발전해왔다.' (중략)

'동양에서 산과 물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산과 물을 의미하지 않고 인간을 포함한 자연의 .생성원리인 음과 양의 상징이다. 만물은 음양의 조화에 의해서 생겨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 측면에서 인간이 자연의 이치를 감지하고 동참하려는 의식구조로부터 출발한 전통 산수화는 자연의 정지된 외관이 아닌 생동하는 자연의 원초적기운의 특성을 화면에 담고자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에게 높이 솟은 산보다는 빌딩이, 지형의 곳곳에 흐르는 물길 대신 도로가, 산새의 신비함을 더해주는 안개보다는 도시의 하늘에 낀 스모그가 더 친근한 듯하다. 오히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생활하는 현대인에게 이제 야산은 매우 낯설고 위험한 곳으로까지 여겨지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산수(순수한 야생의 자연)보다 풍경(야생의 자연을 포함한 인간의 지배를 받는 자연)이 그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수화의 정신성을 담보로 도시적 삶에서 자연의 보편적인 기운을 생리적으로 느끼고 그것을 다시 다양한 풍경 속으로 대입을 감행하는 것은 산수화의 새로운 지평을 요구 할 수 밖에 없다. 적어도 어떤 풍경이든 산과 물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이 아님을 고려해 볼 때 산수풍경은 우리에게 더욱더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다.(중략)

이 전시에 참가한 작가들은 김범석, 김봄, 김윤희, 박능생, 박병춘, 박영길, 이용석, 이현열, 임 택, 조용식, 한경희, 홍주희 등이다. 이 작가들이 보여주는 신산수풍경전은 확실히 전시대의 산수화보다 실험적이며 주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보여주는 산수풍경은 현시대의 자연과 도시, 수묵과 채색을 한 화면에 혼용하는 한편, 사진, 평면, 입체까지 표현영역을 확장하면서 기존 산수화의 개념을 재구성하고, 그 개념을 변형하고 확장시키려는 강한 조형적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회화에서 전통적인 산수화를 어떻게 해석하며 그 정신성의 현대적 해석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는 사실 쉽지 않은 문제이다. 전통산수화에서 말하는 전통 '정신' 이란 과연 무엇이며 현대인에게는 어떤 의미로 이해되어야 하며, 어떤 맥락에서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계승되어야 하는지 수많은 미학적, 철학적 고찰과 연구가 필요하다. 현대와 전통은 반드시 분리되는 개념으로 이해되며 이에 따른 표현방법과 재료도 구분되어야 하는 가 등이다.

작가들의 치열한 내면의 인문정신과 새로운 감수성, 그리고 수많은 화면의 붓질 속에 자신을 내던지는 작업 혼을 통해서 새로운 산수풍경이 정착되기를 바란다 이 전시를 바라보는 감상자들은 전통민화와 현대적민화, 현대적산수와 전통산수화, 혹은 현대적 문인화와 전통문인화의 간격과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였다.

앞으로 계속되는 작품발표를 통해서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포함한, 그리고 한국성이 강하게 드러나면서도 국제성을 획득할 수 있는 신산수풍경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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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게재: 미술관을 찾아서 / 회화지 15호(2007) 48–49쪽 · 원본 PDF 48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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