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以素) 문연남(文連男) 작업실을 찾아서…

표제면 발췌 (20쪽)
문연남의 작업을 통 해 느낄 수 있는 것은 전북 수묵산수화가 최근 당면해 있는 문제 즉 '정체(停滯)'를 넘어 진보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현대의 수묵화가 문인화 내지는 풍경화가 되었던 아니면 추상화가 되었던 현 시대에 걸맞게 정체하지 않고 어떤 식으로 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질문과 동시에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작품을 만들어 내는 문연남의 작업실은 어떤 분위기인지…
본문
최근 전주와 서울에서 2번의 개인전을 통해 보여준 문연남의 수묵작업은 수묵의 근간을 이루는 수묵운용(濃淡)과 渲染)과 서예와 문인화로 다져진 모필 운용 능력(筆力) 그리고 회화의 기본인 드로잉에 의한 형상표현능력(自然형상, 데생)등 탄탄한 기본기가 잘 표출되고 있으며, 또한 실경을 바탕으로 한 산수화와 풍경화에서 표출되어 지고 있는 탄탄한 구도구성과 담담한 채색 표현능력은 그가 만만치 않은 실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문연남의 작업을 통 해 느낄 수 있는 것은 전북 수묵산수화가 최근 당면해 있는 문제 즉 '정체(停滯)'를 넘어 진보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현대의 수묵화가 문인화 내지는 풍경화가 되었던 아니면 추상화가 되었던 현 시대에 걸맞게 정체하지 않고 어떤 식으로 변해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질문과 동시에 길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작품을 만들어 내는 작업실은 어떤 분위기인지…
최근 제작 중인 작품은 어떤 작품인지 궁금해 하던 차에 작업실 탐방을 빌미로 한국화가 김숙자선생과 박신혜작가와 함께 작업실을 방문하였다.
일단 그의 작업실은 소박하다. 20평 남짓의 작업실은 3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는 데 주 작업실, 그림창고, 차를 마시며 대화 할 수 있는 담소공간이다.
10평 정도의 주 작업실에서 以素만의 수묵산수화 작품이 탄생되고 있다. 그의 작품–주로 풍경화 작품–주로 풍경화 작품–에서 표현되어지고 있는 상당한 거리감과 구도구성력이 이 작은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있다는 것은 타고난 그만의 예술적 재능으로 밖에는 해석 할 수 없을 것 같다.
일단 이소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묵산수화가 갖고 있는 정신성을 이해하여야 한다.
산수화가 채색화에 비해 정신적 이념적 세계를 추구하는 속성의 예술이라는 것은 산수화의 방법론적에서 수묵의 우위성을 가장 실감 있게 피력할 수 있는 데, 산수화의 이념적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묵의 방법을 먼저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좋은 산수화는 거의 수묵을 중심으로 한 것(담채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이며 이는 수묵의 정신이 산수화라는 장르의 이념체계에 잘 어울리기 때문인 것이다.
이러한 수묵의 이념적인 것들을 그의 두 번의 개인전 작품에서 잘 표현되고 있다.
이제 그는 또 하나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작업실 방문 시 한창 제작 중인 작품들에서 보여 지는 것은 강한 색채의 사용과 인물을 산수화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구도에서도 일반적으로 산수화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수평구도를 과감히 도입하여 현대회화에 어울리는 경영(經營)을 위치(位置)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즉 정체되지 않고 끝없이 변화하려는 세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다.
● 첫째, 색채의 사용이다.
색채는 금욕적인 사상과 상관관계가 있는 데 즉 동양에서는 예부터 색이란 정신적인 것, 이념적인 것의 반대개념으로 단순히 회화적인 의미의 색깔만이 아니라 세속적인 것, 현실적인 것, 인간 욕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널리 적용되어왔다.
즉 색채는 장식적인 기능 띤 것 현세와 관련 수묵은 이를 초월적인 것으로 해석하였는데 이소는 이러한 사고의 틀을 깨뜨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 둘째, 인물의 도입이다.
과거 중국 당, 송, 명대와 조선시대를 통틀어 산수화에는 인물들이 적극적으로 산수와 함께 표현되어지고 있다. 인물의 표현들은 그리 어색하지 않고 산수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잘 표현되고 있는 데 즉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됨, 그리고 인간이 자연과 순응하며 살아가는 상생의 도를 표현하기 위함으로 보편적인 산수화풍이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근현대에 들어오면서 산수화 나 풍경화에 인물의 표현이 사라지게 되는 데 이를 부활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 셋째, 구도의 혁신이다.
일반적으로 전통수묵산수화에 적용되는 구도는 삼원법(三遠法)이다. 삼원법은 기운(氣韻)의 흐름과 거리감의 표현을 위해서 예부터 사용했던 방법으로서 수묵(水墨)과 여백(餘白)를 조화롭게 분할시켜 자연에 대한 동경심을 유발시키려는 데에 목적이 있었다. 이소의 수평구도는 삼원법에 대한 과감한 도전의식과 실험정신의 산물이다. 현재에서 보여 지는 상황과 현실감을 충실하게 표현하되 자연의 모습을 뒤틀리게 보지 않고 그대로 표현함으로써 자연의 웅대함과 동시에 친근감을 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을 이번 작업실 탐방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문연남만이 가지고 있는 수묵에 대한 전통성을 유지하되 현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변화와 시도들이 작품세계에 잘 녹아들어가 다음 작품전에 새로운 변신과 혁신으로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또한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나눈 딱딱한 작품세계이야기 보다 사람 사는 평범한 이야기들이 더 다가오는 것은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운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 아닌지…. ▣
(2012. 10. 이철규)

- 판독 참고: 23쪽 하단 판권 표기가 '2011년 통권 제18호'로 인쇄되어 있으나, 앞뒤 쪽(20·21쪽)은 '2012년 통권 제19호'로 표기되어 있어 지면 오식으로 보입니다.
- 20쪽은 문연남의 대형 수묵 드로잉 화면을 배경으로 본문 발췌를 얹은 표제면입니다.
원 게재: 작업실탐방 / 회화지 19호(2012) 20–23쪽 · 원본 PDF 20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