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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logue — 이상조 개인전

일시 : 2017. 11. 2~11. 15 장소 : 우진문화공간

서른셋의 나이에 십자가에 못 박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Eli, Eli, lema sabachthani?/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 하고 죽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죽은 지 삼일 뒤에 다시 살아났다. 나는 그를 보지 못했다. 나는 그가 태어나고 천 구백 오십 이년이나 지난 후에야 세상에 태어났다. 그러기에 나는 그의 전 생애에 관한 기록을 비유와 상징으로 가득 채워진 작은 책– 성경에서만 봤을 뿐이다. 그러나 나는 그가 부활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살아오면서 나는 성경 속에서 만나는 신(god)을 이성적으로 절대 선이라 규정하고 있지만 감성적으로는 세상을 창조한 절대자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구약성경 창세기 1장에는 신에 의해 이 세상(세계)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말씀으로 수록되어 있다. 또한 잠언 8장에는 신이 세상을 창조하기에 앞서 먼저 지혜(wisdom)를 갖고 계셨다고 기술되어 있다. 누구든 인간의 삶에 관한 의문이 있다면 창세기와 잠언의 이 부분을 조목조목 해석하고 음미해 볼 일이다. 성경을 모순과 신비로 가득 찬 종교적 바이블로만 치부하는 사고는 성경이 비유 속에 전하는 현실을 살아야하는 인간이 갖춰야 할 지혜의 의미를 제대로 읽을 수 없게 한다. 보스니아 서쪽 작은 마을 메주고리예는 1981년부터 성모마리아가 6명의 어린이들에게 발현하는 마을로 세상에 잘 알려져 있다. 성모마리아의 모습은 서양의 예술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데, 15세기 이탈리아 화가 안젤리코(Beato Fra Angelico)가 성경의 말씀을 바탕으로 그린 작품 '수태고지'에서도 볼 수 있다. 그림 속 마리아는, 천사 가브리엘이 전하는 "당신은 성령의 힘으로 세상을 구원할 하나님의 아들을 잉태하였다"는 말에 두 손을 가슴에 품어 절대 복종하는 자세로 묘사되어 있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려진 마리아여서 사람들에게 친근함을 쉽게 느낄 수 있게 하지만 메주고리예 마을 일에 관한 한 많은 사람들이 믿을 수 없어한다. 믿을 수 없어 하는 일이란 성모마리아가 아이들에게 나타나 '화평 하라' 그리고 '기도 하라'를 비롯한 몇 가지의 말씀을 전한다는 것이다.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성모 마리아의 발현의 기적을 로마 카톨릭 교황청에서 오랜 기간 동안 엄격한 조사를 거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례가 여럿 있다. 그 중 포르투칼의 작은 마을 파티마에서 일어났던 성모의 발현은 1917년 5월 13일부터 그 해 10월 13일 까지 6개월 동안 매월 13일 마다 일어났다. 이 사실은 메스컴을 비롯한 당시의 수많은 기록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야기를 듣고 몰려든 7만 명에 달하는 마을 주민과 성직자들 그리고 과학자들이 자신들이 체험한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비한 일들에 놀라는 모습이 찍힌 사진들도 그 기록 속에 있다. 세상엔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도 존재하고 있다. 종교를 주제로 한 예술은 동서를 막론하고 아주 오래 전 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러나 미술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종교화가 종교적 대립 관계나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라 배척당하거나 무시당하여 파괴되고 훼손된 시기도 있었다. 비잔틴 미술이 대표적 사례이다. 그러나 배척당하거나 무시당하는 일을 겪으면서도 예술이 한편으론 끊임없이 종교를 주제로 삼는 대표적 이유는 그 종교의 정신세계를 탐구하고 우리들 삶에 표상으로 삼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작품이란 나와 타자와 사물과의 관계에서 다양한 형태로 벌어지고 소통되는 것들을 상상력이라는 주관화의 과정을 거쳐 얻어지는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그러기에 메주고리에 마을과 파티마 마을을 비롯한 여러 곳의 성모발현에 관한 일들이 신비스럽게 내 마음에 가득하여 이를 찬미하려 한다. 그 당시 메주고리예와 파티마 마을의 어린아이들이 증언한 성모의 메시지에 내포된, 인류를 향한 신의 무한한 '사랑'이 나를 감동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모두를 관통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

사람이 살면서 힘들고 아프면 위로받고 치유 받아야 한다, 사랑으로. 그이가 세상에 왔던 이유다.

2017. 11 이상조

전시장 전경 — 벽면의 원형 설치 작품과 목재 구조물 (우진문화공간)
전시장 전경 — 벽면의 원형 설치 작품과 목재 구조물 (우진문화공간)
좌대 위에 일렬로 놓인 성모상 연작
좌대 위에 일렬로 놓인 성모상 연작
작품을 살펴보는 작가 이상조
작품을 살펴보는 작가 이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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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게재: 전시리뷰 / 회화지 24호(2017) 29–30쪽 · 원본 PDF 27쪽 ↗

이 지면의 도판

전시장 전경 — 벽면의 원형 설치 작품과 목재 구조물 (우진문화공간)이상조 개인전전시장 전경 — 벽면의 원형 설치 작품과 목재 구조물 (우진문화공간)
좌대 위에 일렬로 놓인 성모상 연작이상조 개인전좌대 위에 일렬로 놓인 성모상 연작
작품을 살펴보는 작가 이상조이상조 개인전작품을 살펴보는 작가 이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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