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작업실 탐방 — 송태정, 박지예, 박성수 작가를 찾아서
작가와 작업실 탐방
송태정, 박지예, 박성수 작가를 찾아서
글 송태정 (전북회화회 회원)
우리 전북회화회 회원들은 매년 개인전 및 단체전을 하면서 작품 활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그래서 이번 우리 회화회에서는 작가들의 개인전을 중심으로 작가들이 어떤 작품세계를 가지고 어떻게 작품을 제작하고, 활동을 하는지 서로가 심도 깊게 알아가고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 또한 평소에 전시장의 작품을 보면서 궁금했던 점들을 물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작가들도 개인전이나 작품 활동을 하면서 잘 풀리지 않은 점이나 어려웠던 점들을 서로 이야기하고 교수님과 회원들에게 자문을 구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싶었다.

이에 몇 달 전에 개인전을 했던 내가 첫 스타트를 먼저 끊게 되었다. 벚꽃 흩날리는 봄날에 아늑한 세미나형 카페에서 '기다림과 만남'을 주제로 한 개인전 작품의 도록을 보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개인전에 많은 회원들이 찾아와 축하해주면서 작품을 함께 봐서인지 이야기를 끌어나가기에 좋았다.
송태정 : 저는 이번 작품은 '기다림과 만남'을 주제로 자연과 가족들을 소재로 하여 기다림과 만남의 장면을 연출하였습니다. 엄마를 손꼽아 기다렸던 소녀와 엄마의 만남,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의 엄마와의 만남, 달빛아래에서의 고요한 기다림 등 소소하고 몽환적이면서 동화적으로 작품의 세계를 펼쳐나갔습니다. 이에 제 전시장면을 보면서 느꼈던 느낌을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승훈 : 이번 작품전은 전체적으로 자연을 소재로 해서인지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받으며 기분이 좋았습니다.
박지예 : 선생님 작품을 보면서 두 개로 나누어서 시리즈로 전시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지의 여백을 많이 살린 느낌의 작품과 전체적으로 진하게 채색하여 나타낸 작품이 성격이 약간 달라보였는데 각각 개성이 있으니 다음 기획에서는 주제나 표현방식에서 좀 더 통일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송태정 : 저도 전시장을 둘러보니 두 작가가 했는가 할 정도로 차이가 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개인전 준비를 1-2년 하였는데 작품을 하면서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다보니 처음 기획했던 것과는 다르게 나타나더군요. 해보고 싶은 것 들이 많이 생기고 새로운 시도를 하다 보니 그러한 현상이 일어났던 것 같습니다.
송태정 : 그 중 하나로 하얀 조팝나무의 꽃을 그리고 싶었는데 한지가 하얀색이어서 표현하기 어려워서 채색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김근미 : 아, 선생님 작품에 조팝나무를 채색하여 그렸는데 다른 그림과 통일감을 주고 따뜻한 느낌을 살리고 싶다면 다른 작품처럼 조팝꽃을 한지에 그려서 찢어붙이기 해도 충분히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나타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송태정 : 아, 감사합니다. 참고하겠습니다. 또한 제 작품은 약간 일러스트 같은 가벼운 느낌이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세요.
정미현 : 선생님 작품은 가볍다기보다는 시원하고 막힘이 없는 느낌이 있어 좋습니다.
이철량 : 만약 가벼운 느낌이 문제라면 붓질을 여러번 하면서 표현하면 그 느낌이 감해지니 시도해보고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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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정 : 여러 작가님들의 조언으로 제가 가지고 있던 고민들이 많이 해결되고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두 번째 작가와의 만남은 여름 끝자락에 박지예 작가의 작업실에서 우리 회원들은 아이스크림과 향 좋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지예 작가는 여러 번 '옆집여인'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안순금 : '옆집여인'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많이 하던데 그 이유가 있나요?
박지예 : 옆집여인은 내 이웃에서 살아가고 있는 내 또래의 중년여성들이며 또한 나 자신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아내이며 또한 엄마이고 그리고 평범한 직장동료들이기도 합니다. 나는 이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중년여성들의 일상을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들의 모습을 통해 나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인물들은 내 주변의 나와 같은 중년여성들이지만 실상은 이들은 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거울이었습니다. 이들을 통해 어느 듯 인생의 중반에 들어선 평범한 여성으로서 느끼는 삶의 욕망과 나아가 나 개인의 자유를 표출하고 싶었습니다.

정미현 : 작품에 나오는 옆집여인들을 약간은 과장되거나 단순화 형태로 나타냈는데 이렇게 나타내는 작가의 의도가 있을 듯 싶네요?
박지예 : 두 아이의 엄마이며 직장을 갖고 되풀이되는 삶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부터 일상에 지친 중년 뭇 여성들의 정체성을 잃어 가고 있는 듯한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래서 인물을 약간은 과장되면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단순한 형태로 형상화하려고 노력하였으며 그렇게 하여 여성의 내적인 갈망과 욕구를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송태정 : 요즘 작품들을 보면 색이 약간 두드러진다거나 형태가 이그러진 듯한 묘사를 하고 있는데 작품에 대한 어떤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가고 있는지요?
박지예 : 요즘은 작품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욕구가 불타오른다고 할까? ㅎㅎㅎ 그래서 기존에 했던 방식의 반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절제된 색보다는 야광색을 써보기도하고 유화처럼 진하게 칠해보기도 하고 배경을 과하게 넣어보기도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보면서 옆집여인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철량 : 가장 중요한 것이 화면 안에서의 여인들의 심상을 어떻게 나타내는 것 인가 인데 거기에 대한 고민은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가?
박지예 : 네. 저는 '옆집여인' 시리즈 초기에는 조형적인 요소인 형태에 신경을 썼는데 요즘에는 형태보다는 심상을 나타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가 만났고 느꼈던 여인에 대한 감정이나 그 여인의 심정을 나타내고 싶어요. 그리고 작품속의 여인에 나를 투영하고 싶어서 붓을 쥐고 있는 순간순간의 나의 느낌과 감정을 많이 나타내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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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예 : 오늘 교수님께서 지도말씀 해주신 심상의 중요성과 작품을 풀어나가는 생각의 전환 대해 이야기해 주신 것, 또한 여러 작가님들의 조언을 듣고, 앞으로 작업 활동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세 번째 작가와의 만남은 박성수 작가의 작업실을 찾았다. 박성수 작가는 '서신갤러리'에서 지원해주는 전업 작가로 서신갤러리 4층에 소재하고 있었다. 큰 작업공간에 여러 가지의 다양한 작품을 시도하고 있는 젊은 청년작가의 작업세계가 펼쳐졌다.
먼저 박성수 작가는 대학졸업 후 전문적으로 작업에 대하여 심도 깊게 고민했던 대학원에서의 작업활동부터 현재까지의 작업 변화모습을 스크린으로 보여줬다. 초기의 작품은 자신 주변에서 가장 많이 접해왔던 학교 캠퍼스의 자연풍경과 인물들을 녹색이라는 단색을 이용하여 단순화하게 형상화 시키는 작업을 주로 해왔다.
점점 작업의 세월이 흐르면서 먹을 이용하여 건물과 도로와 같은 문명이 숨쉬는 도시의 모습을 자연과 함께 즐겨 그리고 '자화상' 시리즈도 선보였다. 브르핑이 끝나 후 최근 전시작품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정미현 : 작년 도립미술관에서 청년작가 초대전에 전시된 작품보고 굉장히 신선하고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작품은 어떤 의미가 담겨있고 무엇을 나타냈는지 궁금하네요.

박성수 : 그 '풍경' 시리즈는 산 또는 건물과 같은 현실 속 풍경이 아닌 온라인 속 풍경을 그렸습니다. 주위의 자연과 도시가 사람들에게 시각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때에 그것들이 반영되어 풍경화로 표현 되었듯이 현대인의 삶속에서 중요하게 한 부분이 되어버린 컴퓨터와 핸드폰 같은 사물속의 시각매체를 반영하여 '풍경' 시리즈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방정엽 : 표현한 도구가 먹이나 전통회화도구가 아닌 다른 도구로 표현했는데 이렇게 표현한 이유가 있나요?
박성수 : 네,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그림의 큰 틀 안에 사각형의 화면을 또 만들어 그 안을 스프레이로 그려진 선과 면들로 채웠습니다. 이러한 형태는 우리가 일상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컴퓨터의 모니터, 혹은 핸드폰의 액정 속을 표현한 것입니다. 또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하는 무수한 영상과 사진 그리고 정보 등이 혼재되어 있는 것을 스프레이로 표현하였습니다. 전통한국화 도구로는 이러한 혼재된 듯한 모호한 느낌을 표현하기에는 힘들어서 자연스럽게 분사되는 느낌이 좋은 스프레이를 사용하였습니다.
이승훈 : 스프레이는 유독한 물질이기 때문에 마스크를 꼭 사용하고 환기를 잘 시켜야 하지, 그렇지 않으면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특별히 신경쓰셔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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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정 : 박성수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많은 시도를 하고 변화하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 앞으로 작업계획이 알고 싶네요
박성수 : 지금하고 있는 '자화상' 시리즈를 더 연구하고 싶고 인물들의 형상을 좀 더 단순화시켜서 그 인물이 가지고 있는 느낌과 개성을 살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도 '전북회화회'에서 동료작가 3명의 작가를 만나면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들여다보고 작가들이 무슨 생각과 어떤 표현방법으로 작업을 하는지, 또한 그 작품이 어떻게 해서 탄생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이를 통해 전시장의 작품으로만 보아왔던 작품에 대한 생각보다는 좀 더 깊이 작품을 이해할 수 있었고 공감할 수 있었다. 또한 그 작가에 대해 더 지지하고 응원해주고 싶었고 2019년도는 더 좋은 작품 활동이 기대되었다.
원 게재: 작가와 작업실 탐방 / 회화지 25호(2018) 23–27쪽 · 원본 PDF 23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