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회화회 30년을 함께하며
1989년 겨울, 갈탄 난로 앞에서 우편엽서에 편지를 쓰고 있던 20대 중반의 청년작가라고 불리우던 순간을 떠올려본다.
전북화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화 작가들에게 함께 모여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은 그룹 결성을 논하자는 엽서 한 장의 편지가 전달되면서 그렇게 모였던 작가들이 지금의 '전북회화회'라는 그룹을 1990년 창립하게 되었다. 30년이 지난 2019년에 전북회화 30주년을 기념하여 이 글을 쓰게 될 줄을 그때 그 시절에는 짐작하지도 생각하지도 못했던 것 같다.
[사진/도판] (역대 '전북회화' 지·팜플릿 표지들을 부채꼴로 배열한 이미지)
전북회화회는 1990년 '중앙시장사람들'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얼화랑에서 '전북회화 창립전'을 열었다. 지연, 학연등에 의해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던 전북화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았었다. 전통적 분위기가 강했던 전북화단에 80년대 현대수묵 정신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며 작업해오시던 이철량(前 전북대교수)작가를 중심으로 실험적이고 혁신적 작업 스타일은 화두가 되었고 젊은 작가들의 작업세계에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교역할을 하였다. 그렇게 출발했던 전북회화회가 이제 30회 정기전시회를 맞이하면서 세월이라는 흐름과 시대정신의 혼돈 속에서도 흩어지지 않고 이끌어온 동력이 무엇이었는지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책꽂이에서 세월의 뽀얀 먼지와 누런색 옷을 입은 1990년 창립전 팜플릿과 1993년에 창간된 '전북회화' 지를 꺼내 들었다. 첫 장을 열자 창간사라고 써 있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 모인 전북회화회 회원들은 그들 가슴속에, 혈관속에 전북의 기상과 분노를 그리고 선험적 예술성을 가지고 출발한 이 시대의 첨병들이다.
--- '전북회화회는 전통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미래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목표로 할 것이며, 더욱이 우리의 현실 곧 전북회화의 새로운 형상을 위하여 함께 할 것이다" 창간사를 읽어 내려 가면서 한 뭉치 뜨겁게 달아오르며 먹먹한 감동이 나를 기쁘고도 슬프게 하는 까닭은 무엇인지... 이제 30회를 맞이하는 전북회화회의 동지들과 화두로 삼아 전통과 오늘 그리고 미래의 전북회화에게 길을 묻고, 그 답을 지혜와 용기 그리고 이 시대의 첨병이 되어 다시 나아가고자 한다.
2019년, 제30회 전북회화회전과 제26호 전북회화회 발간을 자축하며.... ■
원 게재: 특별기고 / 회화지 26호(2019) 30쪽 · 원본 PDF 30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