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다. 어렸을 적, 고양이에 대한 괴담을 듣고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요즈음 수경재배를 하기 위해 큰 도자기 화분을 작업실 밖에 두었는데 늘 물을 가득 채웠는데도 날마다 바닥이 나있었다. 범인은 바로 길고양이였다. 때로는 내가 문을 여는 사이에 고양이가 작업실에 들어와 소동을 피우기도 했다. 어느 때인가 고양이와 눈을 마주치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고양이가 내 눈을 응시했었다. 그 눈을 잊지 못해 고양이 밥을 열심히 챙겨주기도 하였는데 어느 날부턴가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한 번 밥을 주게 되면, 고양이를 책임져야 된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로 인해 더이상 밥을 주지 않았다. 마주칠 때 마다 '너 나한테 기대하지마!' 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하지만, 목이 마를 고양이 생각에 물을 채우러 오늘도 나는 작업실을 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