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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전북회화회 30주년기념 좌담회

편집부

우리 지역의 문화예술과 전북회화회의 발전방향 모색

전북회화회 30주년 기념 좌담회

  • 진행 : 박지예(전북회화회 회장)
  • 기록 : 유예빈(전북회화회 총무)
  • 일시 : 2019. 7. 16 (화)
  • 장소 : 파인트리 세미나실

전북회화회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전북회화회의 그간 활동을 점검하고 나아가 전북미술의 현재의 흐름과 방향을 모색하고자 좌담회를 마련했다. 좌담회에는 강용면(조각가), 조영대(서양화가), 박종갑(한국화가), 정미현(한국화가), 이철량(한국화가)께서 참여해 주셔서 전북미술에 대해 다양하고 폭넓은 의견을 제시해 주셨다.


박지예 안녕하십니까? 저는 전북회화회 회장 박지예입니다. 전북회화회는 지역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간행물을 발간하고 전시를 해온지 올해로 30주년이 되었습니다. 전북회화회의 취지는 작가들이 좀 더 열의를 가지고 창작과 활동에 도움이 되고자 모임을 결성하였습니다. 또한 지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와 미술문화의 발전에 중점을 두고 활동해 왔습니다.

이번 좌담회의 취지는 전북회화회가 30주년을 맞아 우리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방안 모색과 더불어 전북회화회의 발전에 큰 도움을 가지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지역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시는 작가 세분(강용면, 박종갑, 조영대 작가님)과 회원이신 이철량, 정미현 작가님을 모시고 귀한 말씀을 듣고자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전북회화회는 변화하는 시대흐름과 지역환경을 반영한 전북미술문화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이 좌담회를 통해 전북회화회는 새로운 관점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보자 합니다. 흔쾌히 참여해 주신 작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최근 전북미술 현황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과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며, 전북미술의 발전을 위해 작가들이 가져야할 의식은 무엇일까요?

강용면 한국의 경제적인 성장은 세계 16위 정도에 비해 한국의 세계적인 작가는 서도호, 김수자, 이불 등 10명정도입니다. 한국화가 우리의 정서, 철학을 담았을 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서양적 교육과 사고로 인해 우리의 정체성의 부재에 대해 아쉬움을 갖습니다. 그러나 한국화 작가들이 우리의 정서를 담아 자부심을 갖고 작업하면 언젠가 빛을 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용구] 강용면(조각가) — 작업과 직업을 병행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 필요

조영대 강선생님 말씀에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모란디(Giorgio Morandi,1980) 라는 이탈리아 작가가 있는데, 그 작가는 자기 작품의 완성을 수묵에서 찾았습니다. 요즘 아트페어 같은 곳에 돌아다녀보면 단색화가 굉장히 많이 보이는데, 구조적으로 그렇게 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색상과, 명도 채도를 최소화 시켰는데, 그것이 먹속에 다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갈수록 심오한 작품은 그러한 패턴 속에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요즘 공부를 하다보니 강한색을 쓰는 사람들이 작업하는 것들을 보았을 때, 강한색이 들어오면 시선이 집중 돼 다른 색들이 들어올 자리를 잃고 시선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경계를 뛰어 넘는게 먹(墨) 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수묵의 매력이자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전을 준비할 때 먹과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여 작업을 했는데 그때 재미를 느끼고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그런 색들을 찾아써보는 것입니다. 그만큼 색이라는게 조심스럽게 쓰여져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앞으로는 단색화로 갈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적인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도 먹작업들에 대해 기대가 많이 됩니다.

좌담회 현장 (파인트리 북카페)
좌담회 현장 (파인트리 북카페)
강용면(조각가) — "작업과 직업을 병행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 필요"
강용면(조각가) — "작업과 직업을 병행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 필요"
좌담회 현장
좌담회 현장
조영대(서양화가) — "선택한 일에 대해 희생을 해서라도 도전해서 성취하는 정신이 필요"
조영대(서양화가) — "선택한 일에 대해 희생을 해서라도 도전해서 성취하는 정신이 필요"
박종갑(경희대 교수, 한국화가) — "외부의 작가들과 지역의 작가들이 함께 문화탐방을 하며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 마련"
박종갑(경희대 교수, 한국화가) — "외부의 작가들과 지역의 작가들이 함께 문화탐방을 하며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 마련"
정미현(상관중학교 교사) — "국가정책이나 기업의 공감이 필요"
정미현(상관중학교 교사) — "국가정책이나 기업의 공감이 필요"

박종갑 사실 저는 아직 우리 전북 지역미술에 대해 전반적인 파악이 안 되어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강용면 선생님께서 한국화에 대한 기대를 말씀해 주셨는데 마음 한켠에서는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첫 번째로 고민을 해 볼 부분은 전북회화회가 이철량선생님을 주축으로 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지역미술의 성장을 견인하여 왕성한 활동력을 보였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음 세대들이 이러한 여러 성과를 이어받아 새로운 창작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겠는가? 하는 자문을 해보자면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회원들의 연령층이 높아져 가는 상황에 대한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그 꽃을 피우기 힘겨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위기감을 가지고 재고의 시간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지예 저도 박종갑 작가님이 말씀하신 걸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그전 전북회화회에서 제가 들어갈 때만 해도 심사를 받고 들어갈 정도로 경쟁률과 문턱이 높았다면, 지금은 신입회원을 모셔와야 할 정도로 분위기가 많이 침체된 것 같습니다. 전북회화회가 30주년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변화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강용면 박종갑 선생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지금 전반적으로 한국화가 전에 비해 많이 대중화되었고, 한국화 취미생들이 이 고장에 많이 활성화되었습니다. 허나 양적으로는 많아졌으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미술대전에서도 기존 작가들보다는 취미생들이 더 많은 출품을 하고 그들의 비중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전북회화회도 마찬가지로 돌파구를 찾아야 합니다. 매년 하는 정기전시나 책 발간도 새로운 방향으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고, 30년을 되짚어보며 다시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패턴에서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자극을 주어야 전북회화회의 새로운 30년을 맞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미현 강선생님 말씀대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시나 모임의 분위기가 이렇지 않았는데 요즘의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고, 사회적으로나 언론에서 그전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짐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미술을 전공하겠다고 하면 진로가 걱정된다는 반응이 먼저 나오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과거 예술은 부의 상징 또는 여유 있는 삶의 클래스에 들었다는 자부심이었다면, 어느 순간에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무너졌습니다. 예술, 미술을 함으로써 고개 숙이는 시대가 된 것 이 안타깝고 무엇이 잘못됐는가 생각하게 됩니다.

[인용구] 조영대(서양화가) — 선택한 일에 대해 희생을 해서라도 도전해서 성취하는 정신이 필요

조영대 정미현 선생님이 말씀하신 부분에 대한 고민이 저도 있습니다. 교수를 하기 위해 횟수를 늘리기 위한 전시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2006년부터 아트페어를 나가기 시작했는데, 그 시점부터 개인전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습니다. 메이저급 화랑 외에는 주목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트페어에 가면 다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들이나 미술대전, 공모전들을 봐도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작업을 해야 할까 늘 고민했습니다.

정미현 사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해보면 15년 전쯤부터 사회적으로 예술을 경시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고 느낍니다. 이러한 와중에 다시금 분위기를 바꿔 나가는 과정에서 선배 예술가들이 뭔가 흥을 돋우고, 뭔가 액션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배인 우리가 만든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가 다 같이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강용면 그 고민이라는 것이 흔히 말해 인문학 부재라고 생각합니다. 먹고사는 문제로 인해 예술문화가 소외받고 있고, 그게 사회 실정인 것 같습니다. 전북도 그렇게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그 시대의 작가가 그 시대를 읽고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들이 하루 종일 작업하던 예전의 시대와 지금의 시대가 다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작가가 자기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자기 삶을 영위할 수 있고 시간이 남으면 작업을 해야 사회적인 면도 읽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주장하는 것은 작업을 하면서 직업을 병행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가 되어 있고, 그렇게 해야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시대에서는 기본적으로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식주가 없고 힘든 생활 속에서는 작업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와 함께 병행하고 움직이고 호흡해야 작업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대에서 작업 외에 3, 4학년 때 진로적인 문제를 다룬 과목을 개설하던지, 학교에서 어렵다면 다른 곳에서 예치 시켜 직업교육을 받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종갑 앞서 정미현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 중에 가장 극복해야 할 부분으로 작가로서의 명예나 자긍심의 부재를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림의 유통이 사회적으로 부각이 되면서 작가와 대중이 예술을 판매의 매개물로만 다루어지다 보니 작가들이 예술의 명예나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에 기반한 작품의 질을 고민해야 하는데 자의든 타의든 실질적인 자본논리에 맞춰지며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문들을 개진하기 위해서는 작가들이 먼저 작업에 대한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입니다. 개개인의 작가들이 숭고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근본적으로 다시 이끌어내고 가다듬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을 다시 풀어내자면 작가들이 작업에 매진하고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함께 고민하지 않으면 힘들다고 봅니다. 지자체의 문화담당자들과 문화정책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미현 네 맞습니다. 그런 것들이 내려오려면 국가의 정책이나 기업들이 공감을 하고 존중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종갑 네. 그런 존중감은 진중하고 묵묵하게 자신의 예술을 지속해 나가는 작가들의 모습을 만날 때 자연스럽게 생겨난다고 생각합니다. 열악하고 어려운 환경에서 있는 예술가를 보면 한편 안타깝지만 그 안에서 열정적으로 작업에 매진하는 모습을 볼 때 존경과 함께 벅찬 감동을 받게 됩니다.

정미현 네. 그런 문화예술은 국가에서 지원하지 않고서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국가에서 투자하는 돈은 전문적이고 깊은 문화예술이 아닌 얇고 넓은 문화예술에 더 치중이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강용면 현 정부는 일자리 창출이 우선이다 보니 문화예술을 위한 지원보다는 취업 위주의 일자리 창출 지원이 많아지는 실상입니다. 그리고 박종갑 선생님 말씀에도 공감을 합니다. 작가는 집중해서 작업을 해야 하는 게 사실 맞다고 생각합니다. 작업을 통해 부산물로 작품이 나오는데, 그것으로 인해 보상을 받는다고 하면 박선생님 말씀에 지지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전북지역에서는 그게 안된다고 봅니다. 당장에 전북에 컬렉터가 적습니다. 컬렉터가 지역작가 작품보다는 서울이나 국제아트페어에서 구입하려 하다보니 전북 미술시장이 죽고 있습니다. 사실 나라 경제가 어려워질 때는 공적자금을 투자하는 것처럼, 국공립 미술관에 구입비를 많이 책정 해서 작품의 질적인 면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정미현 저는 젊은 작가에 대한 할당제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작가들이 희망이 있어야 작업을 하는데 지금 실정이 어렵다 보니 젊은 작가 양성이 힘든 것 같습니다.

[인용구] 박종갑(경희대 교수, 한국화가) — 외부의 작가들과 지역의 작가들이 함께 문화탐방을 하며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 마련

조영대 요즘 일부 작가들을 보면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단발성 작업으로 머무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내가 선택한 일에 대해 희생을 해서라도 도전해서 성취하려는 정신이 필요한데, 모든 것을 경제논리로만 생각하다 보니 정신이 피폐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것들에 염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자기의 정신을 얻을 수 있다면 부가 따라오지 않더라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 작가들이 치열하게 작품을 하지 않고 얄팍하게 접근을 하니 깊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차별화된 작품들이 나와야 합니다. 예술은 억지로 되는 게 아닌 느껴야 하는 것이고, 일관성 있는 작업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용면 젊은 작가의 얘기가 나왔으니 말씀드리자면 젊은 작가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작업을 이어갈지 우리가 모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북지방에서는 지역의 한계성, 지역의 전통성도 어느 정도는 있다고 봅니다. 특히 전북에서 한국화는 근본적으로 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서 젊은 작가들에게 정체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런 것들이 국제적 언어가 되고, 세계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의 지원도 중요 하지만 젊은 작가들의 정신세계, 예술세계를 폭넓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우진문화공간(해외연수 탐방 프로그램)에서 일본이나 중국을 보내는 프로그램, 그런 것도 좋지만 그중 소수 정예를 유럽 쪽으로 5~6개월 깊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북에서는 치열한 작가들이 없지는 않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적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들의 책임도 있지만 우리 기성세대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인용구] 정미현(상관중학교 교사) — 국가정책이나 기업의 공감이 필요

전라북도 문화예술의 전반적인 현황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요?

박종갑 이 지역에 한해 졸업하는 순수 예술가 수가 얼마나 되나요?

강용면 예전에는 2~300명 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졸업생이 30명도 채 안되는 실정입니다.

박종갑 전북미술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씨앗이 발화하는 힘도 필요하지만, 외부에서 오는 인식, 시스템, 유입된 작가들과 함께 에너지화하는 보다 적극적인 활동 즉 또 다른 판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장치나 기회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북국제서예비엔날레 등의 행사들처럼 한국화를 좀 더 활성화 할 수 있는 규모있는 행사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국내외의 작가들이 이곳 전북에서 한바탕 놀게끔 하는 마당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제가 지난 연구년에 해남에 내려가 남도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왔습니다. 외부의 작가들과 지역의 작가들이 함께 문화탐방을 하며 교류하는 것을 보고 부러움을 느꼈습니다. 이처럼 전북에도 다른 지역의 작가들과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그야말로 놀이마당이 생겼으면 합니다.

조영대 저도 그런 행사를 참여한 적이 있는데, 전북회화회에서도 충분히 그런 행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차고 넘치게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비중 있는 분들이 움직여서 기획하고 행사들을 개최하고, 시 도에서 알 수 있도록 하여 지원을 받을 수 있게끔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강용면 예, 좋은 말씀입니다. 오는 10월에 "수묵정신"이라는 전시를 준비 중인데 전남의 수묵비엔날레와 다른 폼으로 가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가 잘 이루어져서 전라북도가 갖고 있는 특징을 잘 살린 한국화, 회화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고, 전북미술이 지역을 뛰어넘어 외국에서도 새롭게 볼 수 있도록 전북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적인 문화행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북회화회는 올해로 창립 30주년이 됩니다. 그간 많은 변곡이 있었지만 이처럼 30년을 지속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또한 앞으로 전북회화회가 지역 미술 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나아 가야 할 방안에 대한 소중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박종갑 젋은 예술가들이 전북회화회에 수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는 여건을 조성하고 그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는 세대의 폭이 확장될 수 있는 다양한 각도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철량 30년 전에 전북회화회를 창립할 때, 한국화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기반을 두고 매체 구분 없이 회화를 하는 분들을 모아보자는 취지였습니다. 작가님들이 앞에 말씀하셨지만 전북지역이 굉장히 폐쇄적이고, 집단이기주의가 있고 하다 보니 조금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목적처럼 잘 안되고 한국화 전공자만 모이게 되었습니다.

조영대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30대 초중반까지는 먹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전공 상관없이 다 배웠어요. 그래서 굳이 지금 전공을 나눌 필요가 있을까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전통 정신을 이해하는데 먹의 쓰임새가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게 잘못된 교육에 의해 구분이 되었는데, 이것을 한쪽에 국한시킬 필요 없이 어떤 전공이던 모든 사람에게 문을 열어놓고 다양한 전공을 접하게 한다면 폭발적인 무언가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철량 교수님께서 선견지명이 있으셔서 30년 전이었지만 전북회화회라는 이름도 이렇게 짓지 않으셨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굳이 젊은 피를 수혈을 한다기보다 이미 활동하시는 분들끼리도 적극적으로 하시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보면 각 지역마다 내공이 있는 작가들이 있습니다. 그런 작가들과 소통하면서 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바쁜 세상에 다 안고 갈 필요가 있는가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림 방향도 그렇고, 깊이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그러면서 저는 작업실에서 젖어서 그리는 시간이 너무 좋습니다. 저는 제가 해야 할 것들이 있고, 제 부족함이 보입니다. 그럼 그걸 찾아서 가면 되는 것 같고… 성급하게 당장에 가야 한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긴 호흡을 가지고 가다 보면 관심을 받고, 뭔가 차별화된 자기의 작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 이철량(전북대학교 명예교수) — "작가 자신의 정체성 확립 및 전체적인 분위기 환기 필요"
(우) 이철량(전북대학교 명예교수) — "작가 자신의 정체성 확립 및 전체적인 분위기 환기 필요"
[인용구] 이철량(전북대학교 명예교수) — 작가 자신의 정체성 확립 및 전체적인 분위기 환기 필요

강용면 네, 말씀드리면 7, 80년대 유명 작가들이 전북에 와서 전시나 행사도 많이 했고, 전북 작가들이 전국적인 전시도 많이 도전을 했습니다. 사실 그런 패기가 지금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분석을 해보자면 우리 전라북도권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그러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겠지만 근본적인 것은 살림이 부족하다 보니 힘든 것 같습니다. 우리 전북미술이 활력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전북만의 특징을 가진 행사를 기획해서 7, 80년 대의 부흥을 다시 일으켜보면 좋겠습니다.

박지예(전북회화회 회장) — "젊은 세대의 유입과 지역의 내·외부 작가들의 문화 향유 기회 희망"
박지예(전북회화회 회장) — "젊은 세대의 유입과 지역의 내·외부 작가들의 문화 향유 기회 희망"
[인용구] 박지예(전북회화회 회장) — 젊은 세대의 유입과 지역의 내·외부 작가들의 문화 향유 기회 희망

조영대 회화라는 게 정말 폭이 넓은 장르잖아요. 이거를 살짝 뒤집어보면 어마어마하게 해야 할 일들이 많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종갑 거듭 말씀드리지만, 현재 지역의 예술환경이 침체되어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시각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추진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부 예술가들이 우리 지역에 와서 활동하고 지역작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이나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활발한 교류의 장이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서 전북지역이 예술가들이 오고 싶은 곳, 함께 하고 싶은 곳으로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정미현 이번 대화를 통해 머리가 맑아지며 긴장감이 생기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누굴 탓하기보다

우리가 적극적으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지예 이철량 교수님께서 전북회화회를 창립하신지 30년이 되었고 우리 작가님들 모시고 좋은 시간 갖고 귀한 말씀 듣고 많이 반성을 하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하면 30년을 더 잘 갈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한국화의 붐을 다시 한번 일으키고자 애쓰시는 걸 알고 있는데, 젊은 세대들의 유입이나, 외부 작가들과 우리 지역 작가들의 문화가 향유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귀한시간 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철량 30년 전에 큰 기대를 가지고 시작했던 이 전북회화회가 30년까지 오게 될 줄 생각도 못했 습니다. 사실 30회는 채웠지만 그만큼 내용이나 규모, 질적인 것이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노력도 부족했지만 세상 뒷받침도 부족했고, 다 나온 이야기지만 세상이 너무 많이 변하고 극단적인 자본주의가 되면서 경제논리에 빠지니 작가들이 위축되고 활동이 줄고…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렇더라도 전북회화회가 30회를 맞이했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작가적인 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달려온 분들을 모시고 이야기 나누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제2의 출발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처음 창립할 때 한국화 전공만 받겠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동안에 한국화전공을 하는 작가들과 함께 하다 보니 이렇게 굳어진 것 같은데, 앞으로는 다른 장르나 매체를 가지고 자기의 정체성 이나 고향의 정체성을 생각하는 작가들이 들어왔으면 좋겠는데 쉽지 않을 것 같아서 고민이 됩니다. 이런 자리를 계기로 출향작가들을 초청 해서 규모를 키우고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시작을 해보면 좋아지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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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게재: 좌담회 / 회화지 26호(2019) 6–14쪽 · 원본 PDF 6쪽 ↗

이 지면의 도판

좌담회 현장 (파인트리 북카페)전북회화회 30주년기념 좌담회좌담회 현장 (파인트리 북카페)
강용면(조각가) — "작업과 직업을 병행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 필요"전북회화회 30주년기념 좌담회강용면(조각가) — "작업과 직업을 병행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 필요"
좌담회 현장전북회화회 30주년기념 좌담회좌담회 현장
조영대(서양화가) — "선택한 일에 대해 희생을 해서라도 도전해서 성취하는 정신이 필요"전북회화회 30주년기념 좌담회조영대(서양화가) — "선택한 일에 대해 희생을 해서라도 도전해서 성취하는 정신이 필요"
박종갑(경희대 교수, 한국화가) — "외부의 작가들과 지역의 작가들이 함께 문화탐방을 하며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 마련"전북회화회 30주년기념 좌담회박종갑(경희대 교수, 한국화가) — "외부의 작가들과 지역의 작가들이 함께 문화탐방을 하며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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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이철량(전북대학교 명예교수) — "작가 자신의 정체성 확립 및 전체적인 분위기 환기 필요"전북회화회 30주년기념 좌담회(우) 이철량(전북대학교 명예교수) — "작가 자신의 정체성 확립 및 전체적인 분위기 환기 필요"
박지예(전북회화회 회장) — "젊은 세대의 유입과 지역의 내·외부 작가들의 문화 향유 기회 희망"전북회화회 30주년기념 좌담회박지예(전북회화회 회장) — "젊은 세대의 유입과 지역의 내·외부 작가들의 문화 향유 기회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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