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1997.4.19 성수휴양림 초청강사 : 이철량
오늘날 세간에는 한국화의 위기를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그 동안 한국화가 현대미술 속에서 그 영역을 확보하고 있지 못했다는 생각들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화의 위기를 가져온 현대미술의 과정 속에서 한구화의 실체는 무엇이었던가?
-한국화의 현대적 과정
조선조 몰락 이후 한국화는 내외적으로 극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진행되어 왔다.
1. 일제시대: 일본화의 영향으로 서정적 낭만주의와 일본채색화가 유입되었다. 변관식과 이상범은 조선조의 전통과 일본적 서정주의를 극복한 근대주의를 실현했다.
2. 50-60년대: 서양의 추상주의가 유입되면서 한국화단에도 커다란 파고를 던졌다. 이때 한국화의 추상화가 등장했고 매체실험이 활발했다. 그러나 이후 실험주의는 몰락했고 다시 한국적전통에 대한 반성이 대두되었다. 박재현, 서세옥등은 현대적실험과 조형 그리고 전통적인 표현정서를 잘 소화해낸 경우이다.
3. 80-90년대: 추상주의와 매체 실험 중심의 현대적 과정에 대한 반성으로 수북 운동이 일어낫으며 이후 채색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대두되면서 먹과 채색의 호용이 두드러지기 시작했으며 한편으로 서양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색채 위주의 혼합기법이 유행하게 된다.
4. 90년대 후반: 먹과 색채의 혼합기법은 점차 다양한 매체의 혼합으로 이어지며 탈장르로 이어지던 90년대 초반의 현상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의 한국화가 걸어온 현대적 양상은 지극히 양극화 현상으로 진행되어 왔다고 보여진다. 그 하나는 급변하는 사회션상을 막으려는 지나친 전통주의의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성을 획득하려는 맹목적 실험주의가 그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역사적 과정속에서 한국화의 위기의 실체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첫째: 앞서 지적한 극단적인 두 가지 양상 즉 산수화를 비롯한 전통주의와 매체 중심의 실험주의 외에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가치관의 몰락을 들 수 있다. 19C 농경사회가 20C 산업사회로의 급속한 변모로 인해 삶의 중심체를 상실했다.
둘째: 미술교육의 부재를 들 수있다. 수채화, 서양화, 위주의 교육으로 전통회화의 상실과 전통정신의 몰락을 가져왔다.
셋째: 작가들의 작가 의식이 부족하다. 출세 지향적 태도, 서구 미술에 대한 상대적 빈곤감등이 서양화와 가깝게 그리려는태도가 지적된다.
넷째: 한국인들의 지나친 서구 문물에 대한 선호가 높다고 지적이다. 이에 편승한 일부 화랑과 져널들의 상업성도 지적이다. 한국인들은 동양 여러나라들 보다 유독 서구 문물에 취약하다는 점이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한국화는 위기로 지적되고 잇으나 한편으로는 그 자체가 기회 일수 있다.
첫째: 기회는 항상 위기에서 온다는 세상의 이치가 있다.
둘째: 한국학과 한국적 전통에 대한 다방면에서의 활동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그것은 2000년대의 한국민들의 비젠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전개 될 것이다.
셋째: 미술시장 개방은 전통미술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과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이다.
넷째: 경제, 사회적으로 안정기에 들어서면 전통문화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있게 될 것으로 믿는다.
결국 기회는 위기를 느끼는 사람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원 게재: 세미나 / 회화지 5호(1997) 10쪽 · 원본 PDF 12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