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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작업노트

나는 그런 아침을 좋아한다

안순금

작품

안순금
안순금

작업노트

生- 흰구름이 또 산에 걸려 있다. ……………………

生- 흰구름이 지금은 수채물감을 풀어 놓은 것 처럼 번져있다. ……………………

生- 사라졌다. 지금은 산, 나무, 그리고 저만치서 많은 집들과 이름을 알 수 없는 풀, 꽃들이 한꺼번에 다가온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시간은 아침 출근길에 만나는 풍경과 고요함, 아침 안개가 막 걷히고 창 밖으로 다가오는 회색 풍경의 운주로 가는 시간이다.

나는 그런 아침을 좋아한다.

形象- 내게 있어서 표현은 내가 만나는 순간 순간의 삶의 표정이며 내 내면의 소리를 담아내는 것이다. 나는 일상적인 것들에 참 많은 흥미가 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 내게 부딛혀 다가오는 사물들, 그런 시간 속에서 순간 순간 다가오는 느낌들, 그래서 내 그림에 나타나는 형상들은 사실적이지 못하고 내 생각들처럼 뒤엉켜 있고, 동시다발적이며 혼란스런 느낌마져 준다.

墨- 나는 墨을 좋아한다.

나는 담묵에서 배어나오는 느낌과 붓자국이 좋다. 농묵에서 느껴지는 강함과 무거움이 좋을 때도 많다. 종이위에서 번지는 파묵의 느낌위에 속도가 빠른 강한선이 지나가있는 모습은 나를 기분좋게 해 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통하지 않는 대화로 머리가 어지럽고, 뻣뻣해질때 화선지 위에서 배어나오는 수묵의 느낌은 나를 평온하게 해 준다. 참으로 좋다.

나는 그림 그리는 일(業)이 좋다.

매일 매일 다가오는 시간중 아침처럼,

그리고 내가 行하고 있는 모든것들 중에서,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행동중에서 가장 좋아하고 아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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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1

원 게재: 나의작업노트 / 회화지 5호(1997) 17쪽 · 원본 PDF 19쪽 ↗

이 지면의 도판

生-외출 / 93×125 / 수묵담채, 1997안순금生-외출 / 93×125 / 수묵담채,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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