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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작업노트

옛날에는

이철규

작품

이철규_옛날에는
이철규_옛날에는

작업노트

나의 작업속에 나타나는 산, 구름과 비, 해 등은 自然에 대한 상징이다. 壯子의[天道]편에서 "대저 天地自然의 德에 밝다는 것, 그것을 세상 모든것 모든일의 根本이라 한다.

그것은 하늘과 조화된다.

그리고 천하를 조절하며 사람과 조화되는 원인이기도 한다. 사람과 조화되는 것을 사람의 즐거움이라 하는데 자연과 조화되는 것은 하늘의 즐거움이라 한다." 라는 말이 있다. 천지자연의 덕에 밝다는 것은 자연에 역행하지 않고 순응하며 자연의 한 일부분으로서 즉 자연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토분위에 상징처럼 나타나는 푸른 산과 구름 그리고 비와 해는 自然에 대한 순응 진리를 표현한 것이다.

땅의 소중함과 자연에 대한 덕을 깨우치는 자만이 순수함을 간직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조그마한 지식으로 自然의 眞理를 어떻게 역행할 수 있겠는가?

우리민족은 옛부터 정신문화가 발달된 우수한 민족이다. 정신문화가 발달된 민족은 고고하고 훌륭한 문화를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타나는 음양오행사상의 표현인 사신도를 비롯하여 점성술, 사주팔자, 등은 일반 민간에 의해 전승되어 온 수많은 무속신앙과 기복신앙들이 이를 대변해준다.

이러한 우리 고유의 정신문화인 무속이나 기복신앙이 그 상징물로 대신하여 나의 작품속에 표현되는데 일반 서민상과 함께 자연에 순응하려는 의도가 내포된 것이다.

또한 토분위에 凹凸을 가해 고랑같은 느낌을 준 것은 숨쉬고, 살아움직이는 땅의 표현으로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自然復歸思想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傳統에 대한 現代的 解釋"이란 말이 요즈음 미술계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傳統이란 단어를 쉽게 말하곤 하지만 그리 쉬운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어사전에는 "계통을 받아 전하는 일. 또는 받아 전한 계통이나 오랜 역사"라고 나와 있다."받아 전한 계통"이나 "오랜 역사"를 옛 선조 그대로의 모습으로 현대에 까지 전해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시대를 거치면서 단절되는 것도 있는 반면 그 형태가 그 시대의 풍속에 맞게끔 차츰 변해지면서 내려 오기도 하는 것이다. 즉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가변되어진다는 차원에서 만이 "현대적 해석"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데 여기서 가변된다는 것은 정신적 측면에서 접근해야지 단순한 형태상의 겉모습 만 접근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과거에 사용되었던 문양, 의습, 그림, 등을 작품에 응용한다고 해서 전통의 현대적 해석이 되는 것이 아니며, 단순한 가시적인 목적만을 가지고 접근하면 그 조그마한 틀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나름대로 전통에 대한 접근하는 철학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 방식은 각자의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관심이 있는 분야가 있을때 그 당시 왜 이런 문양들이 사용되었으며 풍속들이 유행되었는지를 깊이 연구해야 될 것이다. 이에 따른 어떤 철학적 깊이가 병행될 때 전통에 대한 현대적 해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의 작업에서는 구한말 시대의 인물들과 그 놀이문화, 그리고 고구려 古墳壁畵에서 나타난 문양이나 풍속도 등이 자주 나타난다.

구한말 시대의 인물들을 자주 화면에 배치시키는 것은 구한말이라는 시기가 오래되지 않아 그 당시의 의습이나 생활상을 사진첩이나 책자를 통해 그 자료를 구하기가 쉬워서 였으며, 또한 그 시대적 배경에 의하여 나타난 결과-일제 침략, 광복, 남북분단, 6.25동란… 들이 민족의 수난사에 그 연결고리를 형성하면서 현재에 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대한 관심은 고분벽화에서 나오는 사신도와 풍속도, 종교적 인물 표현 등은 다른나라의 어떠한 영향도 없이 자생적으로 발생한 우리 순수한 미술이기 때문이며, 후에 고려의 佛畵, 조선시대의 김홍도, 신윤복의 風俗畵, 基祈福信仰의 한단면을 표현한 民畵와 巫神圖, 등으로 고분미술 이후에 잃었던 어떤 무속신앙의 무교미술의 재흥으로 이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토분을 화면에 발라본다. 그 느낌은 순수하다. 마르기 직전에 나이프로 빗살무늬같이 긁어내면 구석기 시대의 토기같은 모양이 우러나서 좋다. 그 토분 속에는 한민족의 정서를 담아내는데 내 자신 더 좋은 재료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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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1

원 게재: 나의작업노트 / 회화지 5호(1997) 21쪽 · 원본 PDF 23쪽 ↗

이 지면의 도판

옛날에는 / 244×122 / 장지에 수묵채색, 1997이철규_옛날에는옛날에는 / 244×122 / 장지에 수묵채색,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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