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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업노트

기다림이 되어서.....

이진숙

작품

이진숙
이진숙

작업노트

기다림이 되어서.....

백건우가 연주하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은 때론 나를 흥분시키고, 때로는 슬프게 한다. 특히 영화 '샤인' 의 장면이 떠오를 때는 더더욱 가슴이 아린다. 그런 이들에 비하면 내 붓끝이 얼마나 무딘가하고 자책하게 된다.

오늘 아침에 작업실을 정리했다. 먼지도 털고 바닥도 쓸고 작업대도 옮겼다. 손톱은 부서지고 허리가 아프게 치우고 나서…… 커피포트에 물을 끓였다. 흐린 날씨 탓에 커피 향이 온 방안에 가득 퍼졌다. 벼루에 물을 붓고 먹을 갈았다. 이번에는 그윽한 먹 향으로 또 한번 온 방이 들떠 있다. 한참을 갈아 만든 먹물을 붓에 묻혀 작업을 시작했다. 주글거리는 해바라기가 붓 끝에서 천천히 천천히 나온다. 기다렸다는 듯이 하나씩 나온다. 내 인생의 화두인 '기다림' 이 되어서…. 반백을 막 넘긴 나의 기다림은 무엇일까. 나에게 반백이 더 주어지는 행운이 있다면 또 무엇을 기다리고 있을까. 누군가 갓길이 없는 인생을 사십이라고 했던가. 그러면 오십은 어떤 인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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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1

원 게재: 나의 작업노트 / 회화지 9호(2001) 13쪽 · 원본 PDF 1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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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션 없음)이진숙(캡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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