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을 들어서, 墨의 존재와 그 존재 속에 담긴 사유를 얻고자 하면, 그것들이 오히려 멀어져 가는 힘겨루기가 계속된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그 힘겨루기에 도전하곤 한다. 그림으로 행하려는 행하려는 自我와 墨筆이 하나되어 어우러지고자 하면 그만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루어짐이 있으면 이윽고 다시 허물어져야 하고, 뭉치는 존재가 있으면 흩어져야 하는 이유가 따르고….. 어떤 것을 간절히 취하고자 할 때, 그만큼 잃어야만 하는 허망도 따르기 마련인 듯 싶다. 사람이 그러하니 만물이 그러하고, 우주의 섭리가 그러하지 않겠는가.
그 모든 것이 하나임을 잊은 채 헛갈리며 뛰어든다. 돌아앉아 보니, 내 뒤에 있음을 망각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