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명전 : 1994. 6. 7 ~ 12 얼화랑 — 人間本性의 回復을 갈망하는 실존의 메세지
人間本性의 回復을 갈망하는 실존의 메세지
高載明은 그동안 작업연륜에 비해 비교적 많은 단체전과 개인전을 통하여 활발하고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펼쳐온 젊고 패기있는 작가이다. 그는 주로 첫번째 개인전부터 이번 작품전까지 일관된 자신의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새로운 시도들을 보여왔다. 대개 온갖 괴이하고 이상한 인간의 표정들을 화면 전면에 부각시킴으로써 마치 커다란 공포와 고통에 절규하는 대환란의 현장을 目睹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하곤 한다. 그는 수묵과 화선지라는 전통적인 매재를 통하여 주로 인간의 다양한 모습들, 즉 苦痛과 喜悅, 絶望과 希望, 僞善과 良心 등의 인간 세계의 여러가지 양태들을 화면 가득히 뒤얽어 제시한다.
[도판] 탄 생. / 수묵담채 1994.
이러한 충격요법은 평면을 떠나 입체작업으로 더욱 강도를 높이기도 하는데, 1991년 "祭壇위의 식사"라는 주제의 다섯번째 개인전에서는 剝製된 인간이 제물로 희생되어지는 상황을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설치작업을 통하여 연출한 바도 있다. 물론 이와같은 거의 수묵으로 일관한 채색의 도입이나 다양한 오브제의 제시를 통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거의 수묵으로 일관한 채색의 도입이나 다양한 변주와 수묵의 담백한 효과를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판화기법을 이용하여 화면에 깊이있는 효과를 부여하는 점은 작가 나름대로 먹의 무한한 조형성을 깊이있게 실험하려는 시도로써 작품의 분위기를 충분히 살려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일관되게 추구하는 인간의 문제에 대한 관심과 삶에 대한 가치관의 바탕은 사실 그의 학창시절 동안 이루어졌다. 비교적 감수성이 예민한 대학시절동안 부딪히게 된 집안의 갑작스런 황폐화와 가족들이 겪은 현실적 고통, 그리고 국립사범대학 임용고시부활로 인한 시위과정에서의 처절한 상황의 목격 등, 이러한 체험들로 인하여 그는 인간사회가 가면을 쓴 거대한 조직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고, 철저하게 배반당하는 인간들의 무기력한 현실을 직시하게 된것이다. 그로부터 그는 본격적으로 개개의 인간들이 상품화되어 인간성을 잃어버린 상태로 발가벗겨지고 찢겨져 고통과 절망의 상태에서 보여지는 실존의 상황을 그대로 제시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자신의 발언을 더욱 적극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하여 병원의 영안실을 찾아다니면서 부검후 시체들의 고통스런 표정과 시체실에 안치되어 있는 다양한 주검의 모습들을 수없이 그려내기도 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는 각종 人間群像들의 극한적인 모습과 찌그러지고 일그러진 표정의 얼굴들 또는 제스쳐를 작가 나름대로 형상화하고 있다. 결국 그 형상을 통하여 어떤 절대자로서의 신의 구원을 바라기 보다는 인간 스스로 잃고 있는 자신의 참모습들을 그속에서 찾고 大悟覺醒하기를 바라는 것이리라. 즉 그는 파괴된 인간성의 회복에 역점을 둔 인간가치의 복원이라는 메시지를 강한 충격요법을 통하여 전하고 있다하겠다.
전북회화
申 鉉 湜 (美術史家, 전북대학교 강사)
원 게재: 전북회화회 : 전시리뷰 / 회화지 2호(1994) 8쪽 · 원본 PDF 8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