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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

이철규전

이건용(군산대학교수)

1996.7.18 ▶ 25. (전주 얼 화랑)

[도판] 옛날에는 / 50×30×20 / 한지 1996.

이철규는 엄밀한 의미에서 동양화가 라고 할 수 있으나 그의 회화세계와 매체를 보면 통상 구분하고 있는 동양화를 떠나서 회화(그림)로 받아드리고 싶다.

그는 주로 순지와 먹을 사용하고 분채(동양화 채색)와 석채(돌가루)를 쓰고 있기 때문에 더구나 공간 경영에 있어서 여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분명 동양화가 추구하는 기본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는 흙가루나 아크릴릭물감, 구리판 등을 사용하고 때로는 그의 회화세계를 입체물로 실현하고 몽타쥬 기법의 사용 등 종래의 동양화의 한계를 넘어서는 훨씬 개방적인 작업조건들 때문에 굳이 동양화라기 보다는 그냥 그의 작업을 회화(그림)로 보고 있다.

전체적으로 그의 회화는 민화적 요소가 많이 잠재해 있고 동일한 화면 속에 옛날과 현대가 공존하기 때문에 한가로이 심산유곡을 거닐고 있거나 밭을 갈고 있는 옛사람의 세계에 극사실적인 기법으로 묘사된 현대인들을 볼라치면 당황하게도 한다. 이렇게 그가 화면에서 구사하고 있는 기법도 다양하여서 민화에 나타날 법한 관념화된 청산이나 해와 달, 구름, 소나무, 폭포, 식물 들의 도상적 화법에서부터 세밀하고 극사실적으로 그려나간 인물화도 먹이 번져나가게 하는 발묵에 이르기까지 그가 동원하고 싶은 모든 기법을 자유롭게 구사하여 그려나가고 있다.

그의 그림은 일종의 기억의 또는 사념의 근원으로부터 표출된 회화 그자체의 세계임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먹의 톤으로 그려진 부분과 채색으로 그려진 부분이 혼재하고 있음도 종래의 동양화가 채색화냐 수묵화냐 하는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 대부분 그가 그린 청산은 신선한 느낌으로 충만하고 바로 그 자연과 인간이 일체를 이루었던 세계를 꿈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 오염된 세계에 있고 그가 그린 청산의 세계는 높고 깊은 자연의 신선함으로 가득하고 적송은 가장 최고의 충만한 색채로 있는 것이다.

이건용 (군산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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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1

원 게재: 전시리뷰 / 회화지 4호(1996) 5쪽 · 원본 PDF 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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