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노래, 부활의 이야기 3
작품

작업노트
엄 기 석
성경 창세기에는 에덴 동산이 있는데 동산에서 강이 발원하여 동산을 적시고 거기서부터 갈라져 네 근원이 되었다고 말한다. 성경 여러 부분에서 반석으로부터 나온 물, 우물로부터 나오는 물, 우묵한 곳으로부터 솟아나온 물을 언급한다. 에스겔에서도 성전 문지방에서 흐르는 강이 나오는데 이 강은 처음에는 사람의 발목을 적시고 점차 무릎을 적시고 허리를 적시고 나중에는 헤엄칠 강이 되었다는 비유가 있다.
신약 성경 요한 복음에서도 주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이 전통적인 야곱의 우물에서 생수를 얻기 위해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주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하기를 "이 물을 먹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라고 말씀하셨다. 또한 성경의 결론의 책인 요한계시록에도 생명의 강이 언급되는데 이 강은 하나님과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나서 길 가운데로 흐르고 강 좌우에는 생명나무가 있어 열 두 가지 실과를 맺되 달마다 그 실과를 맺는다고 말한다.
생명 강이 흐르는 곳은 마르고 탄 땅을 적시며 죽음의 물들을 치료한다. 강이 흐르는 곳은 모든 것이 살고 생명으로 충만케 된다. 강의 흐름은 과실과 생선과 가죽을 산출한다. 이러한 적심과 치료하심은 생명을 산출하는 목적을 위한 것이다.
내가 관심있는 것은 생명의 이야기다. 영원한 흐름이 있는 생명의 노래이다. 화선지 위에 먹물이 지나갈 때 흐르는 산을 그린다. 흐르는 물을 그린다. 나는 아침저녁으로 전주에서 남원까지의 출퇴근 길에 수많은 산과 물을 만난다. 그리고 마음 속에 산과 물을 간직해본다. 이 구간은 안개가 많은 지역으로 운전에는 불편하지만 안개 속에 피어오르는 산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나는 이런 아침을 좋아한다. 안개 속에서 드러나는 산이 있기에, 계속 달려도 연이어서 다가오는 산이 있기에 또 물이 있기에, 또한 감사함으로 흐르는 생수가 있음으로 오늘을 산다. 미술실에 들어가니 뒷산에 까치와 이름 모를 새들이 나를 반긴다. 내가 만난 산들과 물의 흐름을 그린다. 꽃도 그린다. 나를 반기는 새소리를 그린다. 나는 내 이야기가 생수를 주는 복음이었으면 좋겠다. 아마도 지나친 욕심일 게다. 그러나 하얀 화선지 속에서 생명산을 만나고 흐르는 시내에 타락한 욕망을 씻어 내고 고요를 깨트리는 새소리를 만날 수 있다면, 나는 그런 꿈을 그리고 싶다.
1998.11.3. 엔게디에서
원 게재: 테마전 - 나의 작업 노트 / 회화지 6호(1998) 21쪽 · 원본 PDF 23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