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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전 - 나의 작업 노트

사랑이 그대를 부르면

이승훈

[도판] 마이산기행 / 지본채묵 / 1998

“사랑이 그대들을 부르면 그를 따르라, 비록 사랑의 날개 속에 숨은 칼이 상처받게 할 지라도.” 칼릴 지브란이 한 이런 말은 그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예리한 눈에 따뜻한 가슴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부터 맺고 말을 시작해보자. 감상자와 작가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체는 그림이다. 작가는 작품으로 감상자에게 무엇인가를 나타내준다. 그것도 파악하면서 작품에 임해야겠다. 따라서 진안의 마이산을 예리하게 포착을 해야겠지만 그 가슴은 뜨거워야겠다. 사랑은 이 지역에 사는 사람의 정서요, 그것을 가슴으로 안아 본 작가의 마음이라고 본다. 내가 어떤 만큼 그것을 보았는지는 또 하나의 문제일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땅을 살피고 그 마음으로 이 땅을 살피고 그 마음으로 하나의 작품을 잉태해야 겠다는 것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조선의 발원은 이 진안 땅이지 않은가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면면히 그 정신은 흘러서 오늘에 온다고 본다. 조선조 창업의 영산으로 대접을 받은 것이 그렇고, 의병 운동이 처음 시도 된 것도 그렇다. 이승만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의 친필도 있었으며, 김 구와 고종황제의 친필등 고금의 흔적이 오늘날 전해져 여행하는 이의 발목을 붙잡고,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 것이 색다르다.

우리 회원들은 마이산을 답사하였다. 향토 사학자를 모시고 둘러본 마이산은 그저 자연이 만든 기괴한 산 하나쯤으로 생각해서는 오산이기 쉽다. 조선 태조의 시비가 있는 마이산 발치 입구에서 그 영험함을 맛보았다. 주필대, 마이동천, 단군왕검과 이태조, 세종임금, 고종황제를 모신 이산묘, 회덕전, 영모사를 거쳐 부부시인 기념비에 들렀다. 마이산이 부부산이듯, 담락당 하립과 삼의당 김씨 부부시인의 기념비가 있었다. 같은 마을에서 생년 생월 생일이 같게 태어나 함께 결혼하여 시로 화답하며 살았다 한다.

수성역암으로 된 마이산이 드디어 보인다. 멀리서도 보이지만 안으로 찾아들면 음양이 잘 화합하는 자연석으로 쌓은 원추형의 탑들이 나온다. 이 곳에서 여정은 끝났지만 그 속내를 알아보면서 답사한 우리는 잊을 수 없는 음양화합의 기를 마신듯하다. 인생이 비록 힘들고 지치고 상처에 숨쉴 곳 없다 하지만 그래도 솟아날 구멍인 사랑이 있다. 그 힘을 이곳에서 찾아보는 것도 후회스럽지 않을 거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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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1

원 게재: 테마전 - 나의 작업 노트 / 회화지 6호(1998) 24쪽 · 원본 PDF 2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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