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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활동

전북 회화회 도예 캠프 - 흙 이야기 -

엄기석

1998. 8. 6 - 8, 8 장소 ; 백제도예

엄 기 석

[사진] 물레로 그릇을 성형하는 회원과 아이의 모습

사람은 흙으로부터 와서 흙으로 돌아간다. 그래서인가, 흙을 만지는 시간은 마음이 편안하다. 흙의 부드러운 감촉이 손끝을 타고 온 몸과 마음에 느껴질때 잔잔한 음률을 느낀다. 흙은 우리 마음의 본향이라는 느낌을 나는 매번 흙 작업을 통해 확인하곤 한다.

여름 휴가중, 틈을 내어 들른 도자기 공방에서 만난 회원들 모두 진지하며 여유로운 모습이다. 그 뿐인가, 엄마 아빠를 따라온 아이들도 한웅큼 흙을 쥐고 미소가 넘친다. 선생님 말씀에 한눈을 팔지 않는다. 고사리 손으로 인형 만들고, 그릇 만들고, 패널 만들고 아이들도 시간가는 줄 모르게 작업에 열중이다. 우유빛으로 뽀얀 백토, 도전적인 적토, 논에서 막 올라온 것 같은 흙토, 흙은 어른이나 아이들 모두에게 매력적인 놀잇감이다. 우리 어렸을때도 땅바닥 흙 위에 손가락이나 막대기로 그림을 그렸다. 산도 그리고 물고기도, 엄마, 아빠, 친구의 모습도, 어떤 때는 가장 갖고 싶은 것을 그리고 지우곤 했던 기억이 있다. 화선지에만 그림을 그리던 회원들로선, 나름대로 빚어낸 그릇 위에 형상을 새기는 것 또한 새로운 설레임이었으리라. 그러나 한편 회원들에겐 너무나 시간이 짧고 벅찬 작업이었다.

몇해전 미국 시카고 박물관에서 여러 나라 도자기를 관람한 적이 있었다. 각기 나라 그 민족의 정서와 작가의 취향이 느껴졌다. 허나 역시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고려청자, 담담한 비취빛 어우러진 들꽃 문양이 돋보였다. 선조들이 그려낸 상감청자의 속도있는 칼맛과 정교하고 균형있는 조형미, 분청사기의 끊임없는 기운찬 붓질과 먹빛의 조화, 조선 백자의 담담하고 소박한 순백미는 항상 잔잔한 감동으로 남아있다. 주변에 있는 동료들에게 "나 나이 먹으면 한적한 시골에 도자기 공방 갖는 것이 꿈이야 그때 놀러와서 도자기 만들고 그림 그리며 옛일을 회상하자구" 하는 말은 했었다.

[사진] 작업대에서 흙판을 다루는 회원

그러나 막상 경험해보니 생각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선조들의 흉내는 커녕 마음 한 구석도 따라잡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자기는 흙과 불에 대한 오랜 숙련과 이해가 필요한 작업이다. 흙을 고르고 유약을 배합하고 불의 온도를 조절하는 등 많은 전문적인 작업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일은 어쩌면 부수적인 작업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짧은 흙과의 만남이었지만 나뿐만 아니라 회원들에게도 새로운 경험과 창작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다.

[사진] 가마 앞에 재임된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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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1지면 2

원 게재: 체험활동 / 회화지 6호(1998) 32–33쪽 · 원본 PDF 34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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