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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전북회화회 10년의 의미

이철량(전북대 예대 교수)

전북회화회가 10년이 되었다. 지난 10년 전 "중앙시장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면서 시작한 모임이 벌써 10년간이나 지속되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지난 시간들은 그냥 지나간 시간이 아니었다. 때로는 이 땅을 돌아보고, 때로는 이웃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지나간 역사도 더듬어 보기도 하였다. 그러한 활동이 예를 들면 "중앙시장 사람들""모악산을 찾아서" 등등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활동은 지난 90년대를 이끌어 내는 이 지역, 이 시대의 젊은 화가들의 삶과 작업의 역사였다. 그들은 많은 변화를 이 지역에 심었다. 전통에 잠들어 있던 젊은 의식을 일깨웠고, 한편으로는 실험적이고 분방한 창작의 방법을 제시하여 지역의 전통미술의 흐름을 주도했다. 특히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완전한 창작을 통한 동아리 모임 체를 유지하며 지역간 대학간의 벽을 허물며 노력해 온 공은 칭찬 받아 마땅할 것 이었다. 정기적인 세미나와 토론 문화를 인식 시켰으며 장르의 편협한 이해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의 이러한 활동은 단지 집단적인 그룹 활동으로만 이루어 질 수는 없는 것이었다. 회원 각자가 자신들의 오늘의 실체를 성형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들이 모아진 것이었다. 각기 다른 독자적인 창작의 모습을 보이는 개인전등을 통해 동 세대 들의 지향하는 바를 앞서 보여준 작가들이었다. 이렇듯 그들의 지난 10년은 젊고 부지런했다.

그들이 10년 전 이 운동을 시작할 때는 대부분 20대 중반의 패기만만했던 신인들이었다. 이제 이들은 미술계의 중추로서 사실상 화단의 허리를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작품 전시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이처럼 회화지를 만들어가며 이 지역 미술의 소식을 전하고 점검하는 일도 했고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지난 일년의 활동과 내용을 점검하고 반성하는 자리를 만들어 공개하였다. 자신들의 각기 다른 목소리를 함께 모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아무래도 전시장으로서 만은 성에 차지 않아 회화지를 만들고 또 인터넷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보내고 있다. 이는 단순히 그들 자신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 지역 젊은 미술인들이 일구어 내야 할 여러 가지 목표를 제시하기도 하고 또. 실천하는 모습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처음 전주 화단에 모습을 보이던 지난 10여 년 전의 전북 한국화는 사실상 몽환의 시기였다. 오직 이상만 있었고, 현실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 미술계가 급변하던 지난 80-90년대는 숨가쁜 시간들이었다. 한국화는 내외적으로 갈등과 혼돈의 시기였다. 스스로 내적 변화를 요구 받기도 하였고 한편으로는 외부에서 현대라는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라는 압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물론 어느 하나도 버릴 수 없는 그래서 두 마리의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물론 이러한 과제는 동. 서가 맞물려있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숙제이기도 하고 지금도 이러한 숙제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요구는 지난 10여년이 그 절정에 다가가고 있었다고 보여진다. 이러한 시대에 가장 예민하고 가장 열정에 가득했던 20대 젊은 작가 지망생이었던 회원들은 10년의 한 시대를 이제 다시 정리하고 또 다른 미래를 설정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는 인식을 할 것이다. 어쩌면 지나온 10년 보다 앞서있는 10년이 더 강력한 도전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난 시간에 이룩한 공로에 칭찬을 거부하는, 그리고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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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1

원 게재: 특별기고 / 회화지 7호(1999) 24쪽 · 원본 PDF 2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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