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현展 심묵의 향기
정미현 展 심묵의 향기
1999.4.2-4.8 ▶ 얼화랑 1999.4.2-4.30 ▶ 한마음갤러리
[도판] 느티나무 145×112 천의 수묵 (판독불가: 우측 여백 잘림 가능성)
먹에서 매이면 색이지만, 묵을 느끼면 마음이다. 수묵은 색으로 보면 검정이지만 마음으로 보면 심묵(心默)이다.
그러므로 수묵화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의 향기를 피워내는 수행이다.
벽오금학도라는 책을 보면 달중에 가장 아름다운 달은 묵월(默月)이라고 말하고 있다. 항상 바라보아도 전혀 눈이 부시지 않기 때문에 묵월은 마음의 산(心山)위로 떠오르는 그리움이다.
가장 훌륭한 칼은 심검(心劍)이요 묵검(默劍)이다. 안으로는 충만하고 아름답지만 겉으로는 무광(無光)이요 무형(無形)으로 볼품이 없어 마음의 눈으로 보지 않으면 그 가치를 느낄 수 조차 없다.
빛의 밝음은 어둠의 묵이 배여 있어야 더 강렬하면서도 안정되게 나타나듯 수묵은 눈으로 보는 색이 아니라 마음의 아늑한 기운을 담는 영성에 대한 그리움이다.
수묵의 이런 특성 때문에 단순하고 간결하면서도 너무 진하지 않으며 담백한 맛과 그윽한 멋으로써 마음을 표현해야 할 것이다.
수년전부터 정미현님을 만나면서 그 분의 단순하면서도 곧고 바른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매사에 맺고 끊음이 분명하며 여성이지만 소나무처럼 단단한 성품을 그림을 통해서 느끼는 기쁨도 있다.
희망컨대 정미현님은 수묵이라는 표현형식에 매이지 말고 자기 자신의 마음 속에 담긴 그윽한 침묵의 깊이와 영성의 향기를 표현되는 하나의 형식으로써 수묵을 선택했으면 좋겠다.
지나침으로 추해 보이지 않고 부족한 듯 하면서도 항상 넉넉한 심묵(心默)의 경지를 만나볼 수 있는 마음의 그림전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한마음 병원장 최 경 수
원 게재: 전시리뷰 / 회화지 7호(1999) 8쪽 · 원본 PDF 10쪽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