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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기

황산기행

류일선

[도판] 황산2

내겐 말만 들어도 맘 설레이는 게 여행이다.

숨가쁘게 줄달음치는 경쟁의 질곡을 탈출하여 인간성 회복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야 하는 오늘날 현대사회에서는 누구나가 여행에 대해 더욱 절실함을 느낄 것이다. 따라서 바쁜 일상에서의 천두만서(千頭万緖)같은 일들을 여행을 통하여 풀어 보는 것도 젊은 내일을 위한 현명한 재충전의 기회마련과 장이 될 수도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현장사생을 빌미로 자주 야외로 나다니는 편이다. 현장에서 느끼고 받는 감흥은 작품을 살아 있게 만들기 때문이며,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나태하지 않아서 좋다. 짧은 인생살이를 좀더 고민하며 남보다 더 많이 보고 느끼며 경험해야 인생 느즈막길에서 혹시 좋은 작품이 나올지도 모르지 하는 기대감 때문이라면 큰 욕심일까?

금년에는 국제미술 행사참여와 국외 미술기행으로 비교적 많은 외유를 했다. 모두 특별한 기억이 남아 있지만, 우선 중국 미술기행중에 들른 황산은 이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다녀왔고,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기에 이 자리를 빌어 소개하도록 한다. 특히 황산은 내가 중국 유학 시절 오랜기일을 산상과 주변에서 보다 자세한 것을 많이 보고 체험하며 사생했고, 그림으로 표현한 사생작품들을 칭따오 박물관에 초청받아 전시한 경험이 있기에 애정과 기억이 남다른 곳이다.

황산(黃山)은 방위 동경 118.09도, 북위 30.08도에 위치해 있으며, 중국 안휘성(安徽省)남부에 웅장하게 자리하고 있다. 면적이 약 1200평방 키로미터이며, 현재 개발된 정화 부분이 154평방 키로미터이고, 주위 120키로미터에 이르며, 크고 작은 72개 봉우리가 솟아 있다. 황산은 단 하나의 정상을 가진 하나의 큰산이 아니고, 72봉 가운데 1500미터 이상인 봉우리가 30여개나 되며 등산로는 모두 돌로 만든 계단으로 가파른 봉우리 사이를 오르 내리기가 퍽 어렵고 힘들게 느껴진다. 운해가 많아서 황해(黃海)라고도 불리웠는데 연화봉-1860m(蓮花峰). 천도봉-1810m(千都峰). 광명정(光明頂)은 황산의 3대 주봉으로 해발 1800미터 이상의 균일한 고도상에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천혜의 아름다운 자태를 지니고 있는 황산은 봉우리와 조화를 이룬 자연 그 자체가 한 폭의 그림이며, 경치에서 느껴지는 감성이 시로 표현되는데, 옛부터 황산의 아름다움은 유명한 시인 이백(李白). 두보(杜甫)등에 의하여 칭송되고 묘사되었다.

그렇다면 황산을 어떻게 갈수 있는지 교통편을 간략하게 소개하도록 한다.

- 국제선일 경우

1.북경 방면에서 입국- 비행기 또는 기차로 남경, 상해,항주,황산시에 도착하여 버스를 이용.

2.상해방면에서 입국- 비행기 또는 기차로 항주,황산시에 도착하여 버스이용,혹은 장거리 버스로 직접 도착,

3.광주 방면에서 입국-비행기 또는 기차로 항주,황산시에 도착후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국내선의 경우

장거리 버스,기차,비행기,선박이 모두 가능하다.참고로 주요시에서 황산까지의 거리를 보면 상해-465Km, 남경-321Km, 무호-218Km, 항주-283Km, 구화산-207Km, 선주시-186Km, 황산시-79Km이다. 될 수 있으면 황산만 보고 오지 말고 황산 주위에 있는 명.청시대의 고적민가라든가 제운산,기타 유적지가 많이 분포되어 있어 생각보다 폭넓게 볼거리가 많이 있다.

황산의 등산 루트를 살펴보면 지금 개발되기 이전인 95년 내가 사생할 때만해도 대략 사람들의 관심사는 어떻게 산위의 북해에 도착하고, 어떻게 돌아가야 온천 여관구에 잘 도착할 수 있을까라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즉 먼저 등산(온천-옥병루-북해), 다음에 하산(북해-운곡사-온천)을 비교적 쉬운 코스로 생각하고 활용 했었다. 산록의 온천구(溫泉區)가 등산기지로 되어 있고, 여기에서 두 갈래의 큰 등산로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번에 이용한 자광각에서 옥병루 코스와 배운정에서 송곡암 부근에 신설된 케이블카가 다양한 코스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도 잘 활용하고 있는 등산로는 황산 가운데서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티엔뚜펑(天頭峰)과 리엔화펑(蓮花峰)이 있는 위펑러오(玉屏樓)를 경유하여 가는 길이 있고, 다른 하나는 운곡사를 경유하여 가는 길이다. 이 길 모두는 반환점이 되는 북해에 닿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옥병루를 황산의 현관이라고 생각하며 하이라이트로 손꼽고 있는 이 코스에 케이블카가 생겨 남녀노소가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온천구에서 북해까지는 어떤 루트를 택하던지 30Km,옥병루,운곡사까지는 약 15Km에 위치해 있다.

[도판] 황산1

일반적으로 황산을 등정할때는 온천지구에서 머물고 아침일찍 차편이나 도보로 운곡사까지(7.5km) 와서 케이블카를 타고 백학령까지 가면 북해까지 쉽게 도달할수 있다. 북해에는 북해호텔과 그 주위에 싼 여관이 두어개 있고 아침일출은 이 근처 청경대나 사자봉이 제일 좋고 기타 관명정 710T.V탑에서 보면 좋다. 옥병루 또한 일출을 볼 수 있는 경관지이다.

북해에서 서해를 경유하여 광명정, 연화봉, 옥병루, 천도봉을 돌아 보는 동안 쉴새없이 감탄사가 연출된다. 보는 사람과 위치에 따라서 천태만상의 사물이 되어 붙여진 이름만 하여도 적은 수가 아니다.이름이 지어진 바위의 전설 또한 재미있다. 배운정에서 광명정으로 오르다보면 중간에 비래석이 있다. 하늘에서 날아와 앉아있다는 비래석. 이곳에서 바라보는 갖은 군봉들이 갈길 바쁜 발목을 붙들고 있다. 광명정에 올라서면 코앞에 710T.V탑이 있고, 황산의 3대 주봉인 연화봉(1860m)과 천도봉(1829m)이 보인다. 제일 높은 연화봉에 올라서서 감상하는 자연경관과 천도봉에 올라선 또 그 나름대로의 느낌과 형상이 백양백색이다

[도판] 황산3

천도봉은 가파르고 위험하여 바람이 심하거나 비가 많이 오는 날과 겨울에는 올라가지 못하게 하는 곳이지만 가급적이면 꼭 올라가보면 아주 명관이다. 아래서 치켜올려다 보면 경사가 심해 매우 위험하게 보이나 백보운제(百步雲梯)를 따라 올라가는 재미와 스릴이 여느산 봉우리에서 느낄수 없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정상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사방경관과 또하나의 정상을 딛고 있는 정복의 쾌감은 오르면서 등줄기를 적셨던 땀을 시원하게 씻어내 버리게 한다.

청량대에서 바라보는 십팔나한이 그렇고 사자봉, 비방봉, 낙타봉, 선보봉 등과 배운정에서 바라보는 서.북부 경관도 빼놓을 수 없는 경관이다.

수없이 많은 형상과 거기에 맞게 붙여진 이름들이 정말 그럴싸하다. 그래서 황산은 "천하제일기산(天下制一奇山)"으로 불리운다. 누구라도 쉽게 눈에 띄는 것은 어떻게 괴기하게 생긴 바위덩어리들이 자연과 잘 조화를 이뤄 갖은 형상을 하고 있고, 그 바위틈새로 오묘하게 자란 소나무들이 그렇게 부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공감하게 된다. 특히 비가 온 다음이나 새벽에 운이 좋으면 각 계곡에 피어 있는 운해를 바람따라 꿈틀거리는 모습으로 바라볼 수 있는데, 안개사이로 감추어진 뒷배경의 괴암괴석이 바람에 따라 잠겼다가 하늘로 치솟는 새로운 형상은 비쳐지는 형상을 어떻게 형언할 수 없는 환상의 모습으로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봉우리 사이로 물이 흐르듯 요동하는 운해......

금번 사생에서는 가장 절정기의 장관들을 볼 수가 있어서 좋았다. 황산의 3대 주봉에서 천변만화는 장관을 이동중에 보면서 또 그림을 그리면서 감탄사를 연발했기에 운수대통한 것이었다. 95년때 나는 보름정도의 이곳 스케치 일정에서 비가 오는 마지막날 비 때문에 하산할 수 없어 하루를 연기한 끝에 지켜본 운해의 장관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환희였다.

황산의 운해는 이른 봄과 비온 뒤 운이 좋은 경우에 볼 수 있다는데, 이곳에서 만난 홍콩의 사진작가 두분의 얘기는 황산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계절별로 이곳에 왔으며 오늘의 운해를 보기위해 한달을 이곳에서 묵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내가 행운아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금년도 미술기행때는 첫날 운해의 장관까지 보게 되었으니 얼마나 큰 복을 지녔으랴!

황산은 3기(三奇)라고 하여 소나무(松). 바위(石). 구름(雲)과 4절(四絶)인 소나무(松). 바위(石). 구름(雲). 온천(溫泉)의 경관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로 황산에 가서 3기 4절을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신이 만들어낸 공력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형상이 이곳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어떤 것은 동물, 어떤 모양은 사람, 어떤 곳은 사물의 형상으로 보여 그야말로 천변만화(千變萬化)가 이뤄지고 구름은 호수와 같이 조화를 부리기에 어느 안내책자에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소나무,바위,구름 이 세가지가 힘을 합하여 푸른하늘과 대지를 영상화하여 수없이 많은 생생한 장면을 우리의 눈앞에 전개한다고 말이다.

사실이지 푸르고 곧게 뻗은 소나무에 기기형형으로 생긴 바위와 바다같은 형상의 운해가 조화를 이루어 한폭의 살아 움직이는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이때가 진짜 황산의 진면목을 보게되는 것이며 절로 자연의 아름다움에 탄복하고 만다. 옛부터 오늘날까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이곳 황산을 다녀갔으며 그많큼 많은 찬미적 시구와 찬사를 남기고 있다고 한다. 이미 명대의 저명한 지리학자이며 여행가였던 쉬시아커(徐霞客)는 30년에 걸쳐 중국의 산하를 편력한 이후,황산을 "산을 보려거든 오악(五岳-泰山타이산, 衡山형산, 恒山헝산, 嵩山쏭산, 華山화산)을 보아야 하고, 황산을 보고나면 그 오악조차 볼 필요가 없다."라고 극찬을 했다고 한다.

정말인지의 사실 여부는 본인 스스로 기회를 잡아 감상을 통하여 결론지어야 할 일이다.

황산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면 한이 없다. 아쉽지만 여기서 접기로하고 여행자를 위해 몇가지 참고 사항을 일러두고자 한다.

1.상식적인 얘기겠지만 자연보호와 환경위생에 철저하여 휴지등을 함부로 버리면 벌금을 내야된다.

2.숙소를 잡을때에 성수기와 비수기 요금이 다르며 요금을 깍을 수 있다.

3.산상에서의 음식 및 물품은 비싸기 때문에 등산할 때 미리 준비한다.

4.지도를 꼭 준비하여 등반하고,일정에 따른 코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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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게재: 나의 여행기 / 회화지 7호(1999) 50–53쪽 · 원본 PDF 5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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